사보특집기사 - 사내벤처④

 

 

사내벤처 성공을 위한 조건

 

사내벤처 외부칼럼

 

 

왜 사내벤처인가?

 

요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심각한 청년실업에 대한 대응책으로 기업가정신과 벤처창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정신은 벤처기업가에게만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리 경제 전체에 대한 영향력을 생각하면 기존기업에 기업가정신이 확산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사내벤처는 기존기업에 기업가정신을 확산할 수 있는 중요한 접근방법이다.

 

기존기업은 벤처기업에 비해 자원과 효율성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창의성이나 유연성 측면에서는 미흡하다. 그런데 기존기업 내에서 자원과 효율성의 이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창의성과 유연성을 발휘하여 신규사업 발굴이나 혁신을 효과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사내벤처(Corporate Venture)이다. 사내벤처는 “기업이 기존 사업과는 다른 신규사업을 개발하거나 획기적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내기업가를 중심으로 사내 자원을 활용하여 추진하는 기업가적 활동”이다. 사내벤처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회사 내에 작은 벤처를 만들고 벤처처럼 활동하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사내벤처는 새로운 기회를 찾고 또 이를 실제로 검증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업가정신에 의한 방식은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하고, 학습을 통해 변화하고, 마침내 성공을 이루어 기회를 실현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기회를 보고 독자적으로 회사를 창업하여 사업기회를 실현하려는 사람이 벤처기업가라면, 사내기업가는 “조직 내에서” 조직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하여 기회 실현에 몰두함으로써 실패 시의 개인적 위험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기존기업에서 사내벤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많은 장애요인이 있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법과 다른 시도는 처음에는 그 성과가 매우 작게 느껴지고 또 성공이 보장된 것이 아니어서 거부되는 경향도 강하다. 그리고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데도 익숙하지 않고, 기존의 제도와 프로세스 상에서 가지 않던 길을 가려면 난관도 많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사내벤처가 정착되고 또 기대한 성과를 얻도록 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최고경영진의 전사적 의지와 적극적 후원 필요"

 

사내벤처 성공을 위한 조건

 

사내벤처가 성공하려면 전략적 측면, 조직/문화적 측면, 프로세스 측면, 인력/자원 측면에서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전략적 측면”의 조건으로, 사내벤처의 정착과 성공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진의 전사적 의지와 적극적 후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내벤처 활동은 뭔가 새로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노력이며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기존의 시스템에 그냥 내던져 두어서는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따라서 사내벤처가 여러 걸림돌을 극복하고 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조직적 지원이 필요하고, 투입된 시간 및 투자에 대해 조급함보다는 전략적 인내심을 가지고 격려하고 기다려줄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사내벤처는 기업에 따라 다양한 추진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추진 목적에 맞게 차별화되고 유연하게 추진 프로세스와 평가방식 등을 설계해야 한다. 어떤 기업은 신사업 발굴 자체에 핵심목표를 두고, 또 다른 기업은 사내벤처를 통해 조직 내에 창의적인 문화와 실천을 확산하는 기업문화 혁신에 더 초점을 둘 수도 있다.

 

둘째는 “조직/문화적 측면”의 조건이다.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및 적용을 장려하는 문화가 모든 조직계층에서 받아들여질 때 사내벤처는 힘을 얻는다. 사내기업가가 독립적으로 사내벤처활동을 하도록 보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조직 내 기존 부서로부터 필요한 인력과 자원의 협조를 받을 수 있는 여건과 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조직 외부와의 협력이나 나아가 외부인력을 프로젝트 인력 형태로 사내벤처에 참여시키는 방식도 허용되어야 한다. 사내벤처는 시험의 장이다. 따라서 빠른 실험과 시도가 장려되고, 실패가 허용되어야 한다.

 

셋째는 사내벤처 활동을 보장하고 촉진하기 위한 “프로세스”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내벤처 활동 프로세스를 정규 사업활동과 구별되게 설계하여야 하며, 기회를 찾고 이를 검증하는 단계와 검증된 기회를 실현해가는 단계로 구분하여 각 단계별로 다른 지원활동과 관련 경영자들의 역할이 작동해야 한다. 아울러 사내벤처에 대해서는 명확한 비전을 가짐과 동시에 행동양식, 평가기준, 성과공유 및 보상시스템 등에 대한 여러 현실적인 이슈들도 명확하게 미리 정립하고 또 필요에 따라 개선해가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인력과 자원”도 매우 핵심적인 성공 조건이다. 사내벤처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내기업가의 역량(혁신)과 열정(헌신)이다. 조직 내에서 자재적인 사내기업가를 양성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모방/추격 중심에서 창조/혁신으로 나아가야 할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제 관리자형 경영자(The Administrative Manager) 뿐만 아니라 기업가형 경영자(The Entrepreneurial Manager)도 필요하다. 사내벤처는 기업가형 경영자를 키우는 장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사내기업가 혼자서 모든 일을 추진할 수 없으므로 사내기업가가 기업의 자원을 활용하는데 일정 범위의 재량권을 주어야 하고 조작 내부 및 외부로부터 협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조폐공사의 사내벤처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좋은 제도를 갖추고 있다. 이제 이러한 제도와 문화가 조직 전체로 확산되는 것, 더 많은 사내기업가가 탄생하는 것, 사내기업가를 잘 돕는 것도 사내벤처 및 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인식, 그리고 기다려주는 인내, 성공사례를 만들어 선순환이 일어나게 하는 일들이 남아 있다.

 

 

 

 

출처 : 화폐와 행복 5+6, 『사보특집기사』

글 배종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