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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한국조폐공사 인도네시아 본격진출, 시동걸다!

by 한국조폐공사 2015. 5. 12.


금번 출장은 김화동 사장과 영업개발단 배수현 압인제품팀장과 함께한 인도네시아 출장으로 지난 3월 23일부터 3월 28일까지 4박 6일간 인도네시아 일대에서 실시되었다. 인도네시아 지상파 방송국 ‘O Channel’과 공사 ‘오롯’ 골드바의 홈쇼핑 방송 판매를 위한 사업 양해각서 체결, 은행권 용지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중앙은행(Bank of Indonesia) 입찰위원장과의 업무협의, 마지막으로 Pura Group과 은행권 용지 사업, 면펄프, 은선 및 홀로그램 사업, 제조기술 및 신기술개발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이 주된 목적이었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인도네시아 시장


인도네시아는 1인당 GDP가 미화 3,400불로 세계 119위인 국가이나, 인구 2억 5천만 이상의 세계 4위 국가이고 연평균 5~6%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으며, 천연자원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다.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의 하락과 외국인 투자가 부진하여 성장률이 2년간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기회가 많은 신흥국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이번 출장의 세 가지 목적 중 하나인 공사 ‘오롯’ 골드바의 홈쇼핑 론칭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앞두고 국내 및 현지 협력업체와 시장 환경과 향후 사업방향에 대한 사전 미팅을 하였다. 한국과 비교하여 아직은 미숙한 홈쇼핑 플랫폼과 활성화되지 않은 시장, 낮은 소득 수준 그리고 무엇보다 인도네시아 공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금 제련소가 있어 국내에서는 공신력 여부가 ‘오롯’ 골드바가 인도네시아에서 동일한 공신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현지 협력업체의 의견을 듣고 사업여건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문화수준 향상과 한류의 영향이 더해져 한국 인기제품에 대해서는 소득수준 대비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높은 소유욕을 보이고 있고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77%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오롯’ 골드바의 주 타깃 고객층을 소득 상위 10%에 집중한다면 우리 골드바도 판매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하고 있는 사업이던 신규 사업이던 사업이라는 것은 항상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

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무엇을, 어떻게 잘 기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첫째 날의 일과를 마무리하였다.


인도네시아 최대 홈쇼핑 방송사와의 양해각서 체결이라는 중대한 행사를 앞두고 약속했던 시간에 늦지 않고자 둘째 날 일정을 위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호텔을 나섰다.


한국에서도 방송국에 가볼 일이 없었던 필자였기에 비즈니스 문제로 외국 방송국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설레는 일이었다. 더욱이 양해각서 체결 상대기관인 ‘O Channel’에서 방송국 주요 시설과 뉴스 룸 및 홈쇼핑 스튜디오의 견학 기회를 제공하여 보다 뜻 깊은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 최대방송국인 SCTV를 비롯한 다수의 언론매체가 한국방문단의 견학부터 ‘O Channel’과의 업무협의 및 양해각서 체결의 모든 과정을 취재하였는데, 이와 같은 큰 환대와 관심을 예상하지 못한 김화동 사장도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에 잠시 당황한 표정이었다. 방송국 견학이 끝나고 ‘O Channel’ 대표이사인 Sutanto Hartono씨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업무협의가 시작되었다.


Sutanto Hartono씨는 SONY 등 굴지의 다수 글로벌업체 인도네시아 법인에서의 업무경험과 인도네시아 산업전반에 대한 생태계와 지식 그리고 인적네트워크를 가진 전문 경영인으로 기존에 타 홈쇼핑사에 방송시간만을 판매했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여 지금은 직접 홈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홈쇼핑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한국을 끊임없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롯 골드바가 한국에서 승승장구하는 상황에서 그 관심은 각별할 수밖에 없었다.


뿐만 아니라, 공사가 하고 있는 다른 제품에도 관심을 보였는데 특히 인도네시아에 익숙하지 않은 상품권 사업에 대해서는 필요시 업계 관계자를 소개해 줄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MOU 체결식 후 함께한 점심식사에서도 김화동 사장과 Sutanto Hartono 대표이사간에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이어졌다. 식사를 끝으로 공사 대표단은 협력업체와 마무리 미팅을 하고 배수현 팀장은 귀국을, 김화동 사장과 필자는 다음 일정을 늦지 않기 위해 약속장소로 이동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방문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ank Indonesia)은 금년 필자가 2월 은행권 용지입찰 참가를 위해 방문하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방문했기에 낯설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은행권 용지는 ‘99년 최초 공급을 시작으로 ‘09년, ‘11년을 제외하고 공사가 지속적으로 수출하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다. 특히, 금년은 저액권종인 1만 루피아 1위, 공사 최초로 우여곡절 끝에 고액권종인 5만 루피아에서 2위의 자격으로 전체 물량의 30%를 수주하여 총 1,100톤을 금년 내 공급할 계획이다.


중앙은행 입찰위원장과 실무직원들은 김화동 사장의 방문에 많은 질문을 하였는데, 그 중에서 금년 고액권종에 입찰을 하게 된 배경, 1위 낙찰가격에 대한 의견, 그리고 향후 고액권종 입찰참가의 지속여부가 주요 관심사항이었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져가는 시장상황과 가격압박이라는 부담을 내부에서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나, 항상 수요처나 유관기관을 만날 때는 조직을 대표해서 자신감을 보여야한다고 생각했기에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을 결정하였고 ,향후에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변하였다.


이미 공사의 품질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는 중앙은행 입장으로서는 공사가 고액권종 입찰에 지속적인 참가 의지를 밝힌 것에 반가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입찰위원장인 Dian Karmila를 포함해 실무자 모두가 여성으로 특히 젊은 실무직원들이 한국 드라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한국 연예인 등 한국 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여 회의 중간 중간 여담과 공식협의를 왔다 갔다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협의가 진행되었다. 입사 후 처음으로 금년도 인도네시아 은행권 용지 입찰에 참가하였고 용지의 핵심 원재료인 면펄프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치킨게임을 방불케 하는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이 시장에서 공사가 지속적으로 파이를 키워나가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가야할 것이라는 생각에 협의를 마치고 관계자들과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는 없었다.



Pura사에 대한 인식 전환


금번 출장의 마지막 일정인 Pura Group을 방문하기 위해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설 때만해도 날씨가 나쁘지 않았는데 공항에 도착하고 난 뒤 얼마 되지 않아 엄청나게 많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Pura Group은 Kudus라는 아주 작은 도시에 위치한 기업으로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10분 거리의 스마랑(Semarang)으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다시 승용차로 1시간 30분을 이동하여야 한다.


Pura Group은 1908년에 작은 Rotary 인쇄기 하나로 사업을 시작한 시골의 작은 기업에서 현재는 25개의 사업부와 임직원 13,000명 규모의 재벌기업이 되었다. 5~6년 전에 은행권 용지시장에서 이 기업의 이름이 처음 거론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저 품질의 싼 가격이 수식어로 따라다녔던 것으로 기억된다.


Pura사가 공급하고 있는 제품이 그리고 기술이 지금 세계 최고 수준이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 기업을 방문하면 할수록 우리가 그들보다 자신있게 잘 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들과 필자의 인연은 대우인터내셔널 자카르타 지사를 통해 처음으로 연락이 닿았고 작년 4월경 직접 방문함으로서 시작되었다.


단순히 면펄프 공급자-수요자로의 관계가 아닌 서로의 이해관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전략적 동반자로서 함께 하자는 뜻을 가지고 협의를 완료하였고 그 후 부서장급, 그리고 이사진 간의 미팅이라는 과정을 거쳐 금번 최고경영진간의 은행권용지 사업협력, 면펄프, 은선 및 홀로그램 공급협력, 제조기술 및 신기술 개발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수 있었다.


사실 금년 2월에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에서 있었던 은행권 용지 입찰 직후 김종승 기술·해외이사, 정우원 해외사업단장과 필자가 Pura사의 대표단과 미팅을 하였다. 그 당시 협의에서는 공사에게 면펄프 1,000톤을 구매할 의향을 보였고 필자가 귀국한 직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최종 낙찰결과 발표 전인 상황에서 260톤을 사전 계약했다.


그러나 금번 방문에서 비용절감을 위한 최소 재고보유 정책 등 내부 환경변화에 따른 추가 발주 수량이 협의 중이라는 말에 약속했던 1,000톤 구매가 불확실하게 보여 담당자로서는 당혹스러웠다. 그럼에도 기존의 협의사항과 향후 계획에 관한 논의를 차분히 진행하였고 협의를 마치기 직전에 김화동 사장께서 내부협의가 완료되면 양해각서 정신을 바탕으로 GKD 면펄프를 우선적으로 구매해 줄 것을 당부하였다.


그 당부가 계기가 되었는지 출장 복귀 후에 그들로부터 920톤에 대한 추가 주문을 확정 받았다. 적절한 타이밍에 최고경영진간의 만남이 두 회사의 믿음과 신뢰를 다시 확인하는데 아주 긍정적으로 작용하였다. 이를 통해 향후 지속적인 협력 관계유지가 될 것이라 조심스레 생각된다.


끝으로 우리 공사가 속해 있는 글로벌 산업 생태계를 들여다 보면 겉으로는 서로 경쟁자이고 공급자-수요자 관계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기 위해 전략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요한 정보는 관계있는 이해관계자에게만 공유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시장의 룰을 만들어 신규업체의 시장진출을 막기 위한 많은 활동들이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이번 출장은 우리가 적어도 아시아 시장에서만큼은 유럽의 다른 경쟁자들보다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내부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핵심 파트너들을 탐색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또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되었다.





출처 화폐와 행복 5+6, 『줌인:인도네시아 출장기

글 박재현 면펄프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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