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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최보기의 책보기-①

by 한국조폐공사 2017. 2. 9.

세상은 어떻게 변해왔나

<세상을 바꾼 전략 36>



한자 계() 자는 열리다는 뜻으로 계발(啓發)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다른 뜻으로 여쭈다. 입을 열어 의향을 알리다가 있다. 조선시대 관청이나 벼슬아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을 계언(啓言), 줄여서 계()라고 했다. 손자병법의 36()에서 제목을 패러디 했지만 손자병법은 나의 지략으로 상대를 속여서 이기는 것이 핵심이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것이다.


‘365일 역사에서 배우는’ <세상을 바꾼 전략 36()>의 저자 김재한은 그러나 남이 잘 되는 것이 결과적으로 나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본다. 그래서 이 책의 36계는 저자가 동서고금의 주요 역사에서 찾아낸, 정정당당하고 다분히 과학적(?)인 전략으로 상대에게 지지 않는 묘책들이다.


책의 글들은 정치학 박사이자 대학 교수인 저자가 중앙일보가 매주 일요일 용으로 발행하는 신문인 <중앙 선데이>에 연재했던 칼럼들이다. 역사적으로 묵직했던 한 판 대결들을 게임과 마케팅의 시각에서 36가지의 전술전략으로 공들여분석했다. 결국 전쟁이든, 선거든, 사업이든, 심지어 부부싸움까지도 지지 않고 이기는 법에 대한 수칙이니 36()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책인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의 제 1계는 공성계(空城計)’. 지킬 수 있는 성은 지키되, 지킬 수 없는 성은 적에게 도움될 물자와 사람을 말끔하게 비우고 퇴각하는 전략이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데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최소화하면서 지는 전략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이기기 위한 전략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성계는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침공을 받았던 러시아가 썼었다. 모스크바를 성공적으로 점령한 경우는 13세기 몽골군이 유일한데 그건 군수품 보급에 문제가 없던 몽골군이 오히려 도시를 불태웠기에 가능했다.


여기서 잠깐 옆으로 새자면 <금속의 세계사>(김동환, 배석 지음. 다산에듀 출판)라는 재미있는 책이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영국을 향해 대륙 봉쇄령을 내린 나폴레옹이 이를 어기는 러시아 응징에 실패한 숨은 이유는 주석에 있었다. 주석은 극심한 영하의 온도에서는 부서지는 성격이 있는데 모스크바의 강한 추위에 프랑스군 군복의 화려한 주석 단추가 부서져 이중고를 주었기 때문이다.


1964년 영국의 록그룹 비틀스가 뉴욕 케네디 공항에 나타났다. 이들은 주변의 프랑스, 이태리, 독일 대신 곧바로 중원으로 치고 들어감으로써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한다면 로마부터 공략하는 것이 가성비 높은 전략인데 무조건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타이밍과 사전 준비가 관건이다. ‘중원 진출은 제 7계이다. 1940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은 프랑스가 난공불락이라 믿었던 마지노선을 우회하는 허찌르기전략으로 5주 만에 프랑스를 점령했다. 1973 3 29일 미국은 베트남에서 철수, 종전을 선언했다. 이 싸움을 시작했던 다윗 북베트남은 골리앗 미국을 상대로 작게 잃거나 크게 얻을 수 있다는 계산아래 과감한 베팅을 해 성공한 케이스다. 북베트남은 아주 운이 좋았다.


탄핵 정국으로 인해 시국이 무척 드라마틱하다. 그래서 책이 더욱 더 안 읽힌다. 이럴 때는 쉽고, 재미있는 책이라야 그나마 독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이 책은 예의가 아주 바르다. ◇세상을 바꾼 전략 36계ㅣ김재한 지음ㅣ아마존의 나비ㅣ316쪽◇



출처 : 화폐와 행복 1+2 『최보기의 책보기』 


글  최보기 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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