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산들바람 캠페인 수상작- "손자는 사랑스럽고, 아들은 짠하고, 며느리는 너무 고맙지"

by 한국조폐공사 2018. 11. 15.

우리 공사는 내수경기 활성화와 건전한 휴가 사용 분위기 확산으로 일·가정 양립 지원 및 업무효율을 향상하고자 <KOMSCO 2018  산·들·바람 캠페인>을 실시했습니다. 여름 휴가를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산, 계곡, 바다로 떠난 직원들의 여행후기를 공개합니다.



‘손자는 사랑스럽고, 아들은 짠하고, 며느리는 너무 고맙지’



ID본부 생산처 여권발급부 정미숙



아들 휴가 날짜가 7월로 정해지면서 우리 가족은 D-day가 시작되었다. 멕시코 전자회사에 취업을 해서 1년 만에 첫 휴가로 오는 것이다. 위험한 나라로 알고 있는 우리 가족은 멕시코에 지진이 발생 할 때마다 3대 독자인 손주에게 당장 들어오라고 시부모님의 애타는 전화소리를 듣곤 한다. 그런 아들이 휴가 온다니 가족이 얼마나 기다림의 시간일까.

일주일 휴가 계획을 세우는데 아들이 대전에 있으면 친구들한테 시간을 다 뺏기니 가족끼리만 보낼 수 있도록 제주도에서 일주일을 보내자고 하였다. 남편은 16시간을 넘게 비행기 타고 왔는데 또 비행기를 태우냐며 아들한테 시간을 주자는 것이다. 아들의 휴가 계획은 할아버지네 집에서 할머니가 요리해 주시는 된장찌개랑 집 밥 먹으면서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다는 것이다.

화려한 휴가 일정은 무산이 되고 1박 2일 대천으로 향했다. 2년 전 시어머니 팔순기념일에 손자인 아들이 두 분을 모시고 일주일간 전국여행 다녀온 추억을 못 잊어 하시며 칭찬은 끝이 없었다. 멕시코에서 즐거운 일보다 불편한 것은 없는지 묻고 또 물었지만 가족이 너무 보고 싶다는 말 외에는 힘든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부모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말을 아끼는 아들이 컸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여러번 찾아 온 대천 해수욕장이지만 가족과 함께한 이 시간이 최고의 시간이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꼭 붙잡고 해변을 거니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짠했다. 팔십이 넘으셔서 당신들은 손자와의 마지막 만남이 될 것 같은 애잔함이 있는 것 같았다.


여행은 아름다운 경치와 맛있는 음식이 함께 할 때 최고의 여행인것 같다. 미식가인 남편은 지역 경기도 살리고 무엇보다 여행까지 와서 음식을 준비하느라 고생 시키지 않게 하려고 여행기간 동안 외식을 하기로 한 것이다. 맛 집을 어렵게 찾아 갔는데 식당 문이 닫혔다. 경기가 어려워서 폐업한 것 같아 동종업종을 하는 남편은 더욱 안타까워하며 옆 식당으로 향했다. 귀한 손자와 아들 옆에서 바닷가 경치를 보며 식사하시는 어머니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내게 손주가 있다면 나는 아들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어머님은 어떠실까?’하는 궁금함이 생겼다. 

식사하는 자리에서 “어머님 아들이 더 좋아요? 손자가 더 좋아요?” 하고 질문을 했다. 어머니의 답변은 “손자는 사랑스럽고, 아들은 짠하고, 며느리는 너무 고맙지.” 하시는 것이다. 의외의 답변에 오히려 죄송했다. 어머니가 그동안 가족들과 지내면서 가슴에 적어놓은 답을 보는 듯 했다.

가족이 무엇일까? 슬플 때 함께하고 기쁠 때 같이 웃고, 어려운 일 당할 때 위로와 고통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딸은 서울에서 지내고 아들은 멕시코에서 지내니 끼니때가 되면 밥은 먹고 지내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부모 마음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아들은 여름휴가를 마치고 겨울휴가를 약속하며 가족 품을 떠나 멕시코로 향했다.



<화폐와 행복> 11+12월호 中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