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우리 몸 살리는 제철 먹거리(콩과 두부콩국수)

by 한국조폐공사 2015. 9. 21.

 

 

김초시네 머슴 춘돌이는 콩을 구워먹는 아이들 틈 속에 끼어든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나뭇가지로 땅을 치며 ‘범버꾸 범버꾸’를 외치라 한다. 아이들은 콩을 집지도, 씹지도 못한다.

그 사이 춘돌이는 구운 콩을 몽땅 먹는다. 아이들은 그래도 마냥 즐거워한다.

오영수의 ’요람기’에서 나오는 문구다.
교과서에도 등장했던 이 이야기는 상상만 해도 해학적이다. 춘돌이는 순진한 어린이들이 구운 콩을 익살스런 게임을 시켜놓고 혼자 다 먹어 치운다. 추석 무렵 밭에서 거의 익어가는 콩 줄기를 낫으로 통째로 베어 아궁이든, 모닥불이든 구워 먹는 콩 맛의 고소함은 비할 데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것이 좋아 보일 때 흔히 ‘콩깍지를 씌웠다’고 한다.
나눔의 미학은 ‘콩 한 쪽도 나눠먹는다’로, 거스를 수 없는 진리를 표현하는 데에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고 한다. 콩은 이처럼 우리 민족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콩과 관련된 속담만도 100여 가지에 이른다.

 

 

신이내린 선물, 콩

콩의 성분과 효능은 다른 어떤 식품과도 비교할 수 없다. 구하기도 쉽고, 먹기도 쉽고 소화도 잘된다. 고혈압·당뇨병 등 성인병 예방은 물론 항암효과에도 뛰어나다.


각종 암의 발생 원인이나 치료법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전통 발효 음식이 암을 물리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발효음식인 된장이나 청국장 등의 식품 재료는 바로 콩이다.
콩 속의 이소플라본(Isoflavones)은 여성호르몬 중 하나인 식물성 에스트로겐(Estrogen)으로 여성의 유방암, 골다공증, 남성의 전립선 비대 및 암 예방에 좋다.


대한폐경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폐경 여성 30명을 세 그룹을 나눠 6개월 동안 각각 100㎎, 150㎎, 200㎎의 이소플라본을 섭취하게 한 뒤 호르몬 변화와 폐경기 증상 정도를 측정한 결과 83.8%가 안면홍조가 좋아졌다고 응답했다. 69.2%는 전신 피로감 개선, 54.5%는 관절염 개선 효과를 보았다.

세계 장수촌 중 하나인 남미 에콰도르의 작은 마을 빌카밤바(Vilcabamba)는 질병 없는 ‘면역의 섬’이다. 이 지역 장수노인들의 건강 묘약은 역시 콩이었다.


원광대 보건대학원도 우리나라 장수마을을 조사한 결과 콩과 마늘 수확량이 많을수록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콩 단백질에 혈관 보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제품에 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콩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선물’이다.

 

 

콩 요리만 1000가지

 

콩으로 할 수 있는 요리 숫자는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조리법이 알려지고 공유되는 것만도 1000여 가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두부, 된장, 청국장, 콩나물무침과 국…. 특히 된장 간장 등 콩을 재료로 한 발효식품은 우리 민족의 ‘거대한’ 발명품이다. 항암 성분을 비롯해 우리 몸에 유익한 갖가지 성분이 들어 있는 최고의 자연 식품이다.


중국에서 290년에 발간된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도 ‘고구려인은 장 담그고 술 빚는 솜씨가 훌륭하다’고 적었을 정도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처럼 우리의 건강은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달려 있다.

 

너무도 쉬운 두부 콩국수

 

콩국수는 더운 여름철뿐만 아니라 본격 수확철인 가을에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집에서 요리하기엔 쉽지않다. 콩을 물에 담가 껍질을 벗긴 뒤 삶아서 다시 믹서기에 곱게 가는 일은 번거롭기 때문이다.


이럴 때 두부를 사용하면 간단하게 콩국수를 만들 수 있다. 요리는 일종의 창작이다. 효능과 영양에 큰 차이가 없다면 쉬운 요리 방법을 선택하자.

준비재료 : 두부 반 모, 우유 200ml, 국수 해당분량, 소금, 오이, 통깨
1. 두부는 큼직하게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뒤 식혀둔다.
2. 두부와 같은 양의 우유를 함께 믹서기에 넣고 곱게 간다.
3. 국수는 삶아 찬물에 씻어 물기를 뺀 뒤 그릇에 담아 콩 국물을 붓는다.
4. 소금으로 간하고 오이채와 통깨로 고명을 얹으면 완성이다.
TIP) 잣이나 땅콩가루를 함께 넣어 갈면 더욱 고소해진다.

 

 

출처 화폐와 행복 9+10, 『우리 몸 살리는 제철 먹거리

글 이기진 동아일보 기자, 음식전문 기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