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있는 2등 전략 [에이비스의 마케팅 전략]

함께하는KOMSCO/글로벌 경영트렌드

 

 

 

1963년 초 미국.
렌터카 업체 에이비스(AVIS) 소속 임직원들은 ‘집단두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2~3%대에서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시장 점유율이 원인이었다. 전년도 적자는 무려 125만 달러. 1952년 창업 이래 누적 적자는 천문학적 액수에 달했다. 경쟁사 허르츠(Hertz)는 70%를 넘나드는 점유율 ‘철옹성’을 쌓고 있었다. 2위라는 개념을 무색하게 할 만큼의 압도적 기세였다. 이기고 싶다는 열망은 에이비스 내에 가득했다. 하지만 전략은 텅 비어있었다.

 


“왜 꼭 이겨야 하죠?”

 


에이비스의 고민을 경청하던 한 광고회사 관계자의 물음이었다. 계속 이어졌다.


“지금 우리는 허르츠를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파워 향상과 같은 1등을 따라 잡기 위한 대 소비자 정책들이 거기에 담겨 있잖아요. 그 숱한 땀방울들을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주면 소비자들이 감동하지 않을까요. 진심은 항상 통하기 마련이니까요.”

 

 

 

 

<2등 마케팅을 펼친 에이비스의 지면 광고>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글로벌 산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2등 마케팅’의 시발점이었다.
‘AVIS is only No2. in rent a cars. So why go with us?’(에이비스는 2등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이 우리를 찾는 이유는?), ‘We are number two. Therefore, we work harder’ (우리는2등입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일합니다.) 호소는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먹혀 들었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허르츠의 시장 점유율은 1966년 45%대까지 급락했다. 당시 일부 허르츠 직원들 사이에서는 에이비스를 응원하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한다. 사실상 ‘동정론’에 가까웠을지 모르나 경쟁사에 대한 경계심을 허물어뜨리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에이비스는 2등이 아님에도 2등임을 자임, 경쟁사 점유율을 상당부분 흡수해 실제 2등을 거머쥐게 된다.이렇다 할 부작용과 거부감 없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친 기업 전략의 대표적 성공담이다. 디지털 비즈니스 분야의 세계적인 컨설턴트이자 ‘GAMESbrief’의 창업자 니콜라스 로벨(Nicholas Lovell).옥스퍼드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는 컨설턴트다. 기업들이 인터넷과 디지털 산업의 획기적인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변화 추동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저서 ‘모두에게 주고 슈퍼팬에게 팔아라’를 통해 특정상품에 열렬히 환호하는 소비자들을 ‘슈퍼팬’으로 지칭한다. 일종의‘마니아층’을 잡을 수 있느냐 여부에사업성공 가능성이 달려 있다는 지론이다.

 

 

 

 

에이비스VS허르츠


“미래 비즈니스의 핵심은 공짜 고객부터 슈퍼팬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관계를 구축한 고객을 끊임없이 슈퍼팬의 영역으로 밀어 올리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가격 전략을 통해 슈퍼팬의 지갑에서 큰돈이 나올 수 있도록 제품에 가치를 덧입혀야 한다.”

 


허르츠 고객이었던 소비자들이 순차적으로 에이비스로 돌아선 이유. 허르츠 직원들이 에이비스에 응원의 눈길을 보냈던 이유. 에이비스는 자신들이 영위하지 못했던 ‘2등’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 ‘진심’을 덧씌움으로써 슈퍼팬들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1등에 매몰돼 끊임없는 1등 마케팅에 매달려 있었다면 누리지 못했을 영화(榮華)에 다름 아니다. 세계 최대시장으로 평가 받고있는 중국 및 인도에서 최근 고전하고 있는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곱씹어봐야 하는 장면임에 틀림 없다. 물론 기업 경영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제로’ 상태임에는 분명하다. 1960년 이후 5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허르츠와 에이비스의 ‘왕좌쟁탈전’을 이들보다 한참 늦게 뛰어든 업체 ‘엔터프라이즈’가 종식시킨 것만 봐도 그렇다. 정비소에 차를 맡긴 허르츠·에이비스 고객들을 ‘슈퍼팬’으로 만든 결과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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