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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미니멀 하게 사는 법 ⑥] 음식과 대화, 즐거움이 주가 되는 주방

by 한국조폐공사 2021. 11. 30.

미니멀하게 사는 법⑥

음식과 대화, 즐거움이 주가 되는 주방 

글 노진선(디자인 디렉터)  

  삼시 세끼 요리하랴 치우랴 주방은 언젠가부터 들어가기 싫은 공간이 되었다. 주방에서 밀려드는 집안일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지만 비효율적인 주방 인테리어는 가사노동으로 인한 피로도를 극대화한다. 갖가지 조리도구와 식자재를 보관하느라 인테리어는 꿈도 꿀 수 없다. 잘 정리된 침실, 거실과 달리 적나라한 생활감이 묻어나는 곳으로 남들에게 보여주기 꺼리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주방도 변할 수 있다. 감성 사진도 찍고 머물고 싶어지는 주방을 만들어줄 미니멀 인테리어 포인트를 알아보자. 

거실과 주방 연결 소외감 줄이는 오픈 플랜 구조
오픈 플랜 구조는 거실, 주방, 다이닝 룸을 구분하지 않고 연결한 것으로, 빛이 잘 들고 쾌적하며 실내가 넓어 보이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주방과 다이닝 룸이 연결되어 있어 조리하는 과정 중에도 자연스럽게 가족과 소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세 공간이 하나의 방처럼 열린 구조여서 자칫 복잡해질 수 있는 것이 단점인데. 미니멀한 공간 연출을 위해 전체적인 톤을 맞춰 통일성은 갖추되 인테리어 요소로 자연스럽게 공간을 구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벽지, 가구의 색은 통일하고, 거실과 주방 사이 단 차이를 두거나, 바닥재를 달리 설치하거나, 혹은 투명한 중문을 설치해 공간을 구분할 수 있다. 

가사노동 피로도 낮춘 짧은 동선 
오픈 플랜 구조로 집안과 어우러지는 주방을 만들었다면, 주방 자체의 편리성을 극대화해줄 인테리어를 꾸며야 한다. 식자재를 꺼내고 조리해 식후 설거지까지 일련의 과정을 행하는 데 동선이 짧아져야 가사노동의 피로도가 낮아진다. 기본적으로 주방의 동선은 조리대의 설치 형태에 따라 ‘ㅡ’형, ‘ㄱ’형, ‘ㄷ’형으로 나뉜다. 좁은 공간에 적합하지만, 동선이 비교적 긴 ‘ㅡ’형, 보다 효율적이고,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ㄱ’형, 독립된 넓은 공간에서 가사노동의 효율성을 높인 ‘ㄷ’형이 있다. 장단점이 있지만 ‘ㄷ’형의 경우 3면의 벽이나 2면의 벽에 작업대를 설치하고 연결하는 구조로, 다이닝 룸과의 동선이 유기적인 것이 장점이다.
이외에도 각 형태에 아일랜드형 작업대를 추가로 설치하여 아일랜드형 주방을 연출하기도 한다. 아일랜드는 가스레인지나 개수대 등이 섬처럼 떨어져 나와 있는 것을 뜻하는데, 주방에서 거실을 마주 보면서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가족들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아일랜드 조리대에 바 테이블을 붙여 조리부터 식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주방을 연출할 수 있다. 조리대에 연기를 곧바로 아래로 흡입하는 다운 드래프트 후드나 미적 감각을 고려해 조명처럼 디자인된 천장형 후드를 달아두면, 조리기구를 숨겨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

상부장을 없애 미니멀하고 쾌적한 공간 연출 
요즘 주방 인테리어의 트렌드이자 미니멀한 주방을 연출하는 대표적인 포인트를 꼽자면 상부장을 없애는 것이다. 과거에는 주로 식기와 조리도구 때문에 수납력을 높일 수 있는 상부장과 하부장을 설치해 톤을 맞추는 것이 대세였다. 하지만 윗벽에 꽉 차도록 짜인 큰 상부장이 시야를 방해하고, 자칫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상부장을 없애는 과감한 시도를 통해 미니멀 인테리어를 연출하는 경우가 늘었다. 주방 벽이 탁 트여 있기 때문에 공간이 넓어 보이고, 여유로우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줄 수 있다. 상부장을 없애 빈 벽을 디자인적인 요소로 활용할 수도 있는데. 가벼운 선반을 설치한 뒤 세련된 그릇이나 독특한 주방 소품을 배치하거나 포인트 벽지, 타일로 재미를 준다면 더욱 좋다. 

청결함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충족시킨 욕실 
주방과 함께 편리성을 고려해야 하는 공간인 욕실. 자잘한 물건이 많지 않고, 늘 청결에 신경 쓰는 공간인 만큼 깔끔하고,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연출하기에 쉽다. 세면기, 욕조 등이 화이트 톤이어서 블랙으로 포인트를 주고, 꼭 필요한 기능적인 요소를 살리는 것이 욕실 미니멀 인테리어의 끝이다. 수전 세트와 액세서리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같은 소재로 통일한다. 더불어 세면기 아래에 붙어 있는 구조인 플로팅 하부장을 톤에 맞춰 짜면 기능성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라탄 바구니나 목재 소품, 작은 화분 정도를 취향에 맞게 배치하면, 미니멀하면서 편안한 분위기 연출할 수 있다. 목욕하고, 하루의 피로를 푸는 공간인 만큼 온통 화이트로 도배된 삭막함보다는 나무나 풀처럼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소재로 안락함을 동시에 챙겨보자.
또 욕실을 깔끔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습기 관리가 필수인데. 목욕 후에도 마치 금방 인테리어를 끝낸 것처럼 쾌적한 욕실을 원한다면 반건식 욕실을 추천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욕실은 습식으로, 배수구가 바닥에 있는 습식 욕실이다. 반면, 건식 욕실 바닥에 배수구가 없어 물기가 마른 상태로 맨발로 바닥을 오갈 수 있다. 청소도 먼지를 쓸고 걸레로 닦아주면 되니 간편하다. 그러나 물청소를 할 수 없고 시공비용도 비싼 것이 단점인데. 요즘은 별도의 시공 없이 건식과 습식의 장점을 살린 반건식 욕실을 구현할 수 있다. 샤워하는 공간과 세면대 사이에 유리 벽, 유리문을 설치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욕실을 분리하는 것이다. 샤워 부스를 제외한 바닥에는 목제 데크나 러그를 깔아 습식을 유지한다. 이때 미끄럼, 파손을 방지하는 논슬립 타일을 깔아주면 스타일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욕실을 만들 수 있다.

노진선 (디자인 디렉터)
신세계 백화점 강남 명품관을 비롯해 하얏트 호텔, 대림아크로비스타 디자인 등을 진행한 인테리어 전문가. KBS <리빙쇼 당신의 6시>, KBS 7 무한리필 샐러드 <노진선의 집으로>, SBS <좋은 아침> 등 공중파, 케이블방송의 홈인테리어 프로그램 진행도 다수 맡았다.

사보 『화폐와 행복』(2021) 11+12월호, 59-60p

※ 사보 『화폐와 행복』에 게재된 글들은 각 필자 개인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한국조폐공사의 공식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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