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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는 지금/KOMSCO 뉴스

서울~세종시 오가는 풍경은 엣 추억

by 한국조폐공사 2014. 1. 15.

2017년 6월 19일 오전 7시. 안전행정부 사무관 A씨는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집을 나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향한다. 조금 늦은 터라 택시를 타기로 했는데 택시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꺼내 든 A씨는 집으로부터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택시 한 대가 시속 6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음을 확인하고 택시를 잡을 수 있는 위치로 이동했다.

 

한산한 아침 도로를 쌩쌩 달려 20분 만에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한 A씨.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곧바로 국장의 장관 보고에 대비해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계획안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오전 9시까지는 메일로 보고서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마무리된 보고서를 메일로 보내기 위해 행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등록하니 공개할 것인지 묻는 창이 곧바로 뜬다. A씨는 자신 있게 ‘공개’를 선택했다. 2014년부터 정부가 주요 전자문서를 사업계획 단계부터 집행까지 단계별로 모두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한층 투명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만든 문서를 공개하게 되자 한층 더 책임감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나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늘면서 각계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게 된 것도 장점이다. 정책대상자들과 정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참여 플랫폼인 아이디어 마당에 직접 토론방을 만들어 정책 토론을 하는 것도 일상이 됐다.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모으니 안 풀리던 일도 해결된다.

 

4년 전만 해도 지자체에서 정보를 한번 취합하려면 일일이 전화를 돌려야 했지만 이제는 행정망이 서로 연결돼 필요한 정보를 곧바로 찾아 쓸 수 있게 됐다. 또 필요하면 담당자들과 스마트폰이나 PC를 활용해 문자대화나 영상 협의를 할 수 있고, 온라인 협업공간에서 토론도 언제든지 가능해졌다. 과거의 유사 사업 사례를 찾기 위해 전임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지식경영시스템을 통해 과거 사례를 검색할 수 있게 돼 업무 효율도 좋아졌다.

 

 

사무실에 없어도 장소 구애 없이 업무처리

 

오후에는 지자체 마을공동체 담당자들과 영상회의를 하기로 했다. 앞으로 어떤 부분에 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효율적일지 논의할 예정이다. 사무실에 없는 담당자들도 태블릿PC를 활용해 영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4년 전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다.

 

당시에는 기획조정실에서 예산 업무를 담당했는데, 서울의 안전행정부와 세종시의 기획재정부를 왔다갔다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루에 길에서 버리는 시간만 대여섯 시간. 하지만 이제 전 공무원이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쓰고, 모바일 행정업무 처리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에 장소가 어디건 구애받지 않고 업무처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예산 업무를 이어받은 동기의 말에 따르면 요즘은 세종시의 기재부와 예산 협의도 태블릿PC로 한다고 한다. 셔틀버스나 KTX를 타고 세종시를 오가는 풍경은 옛말이 돼버렸다.

 

4년 전 부처 간 주요 회의의 30퍼센트 이상을 영상회의로 하는 게 의무화된 이후 영상회의는 점점 대세로 자리를 잡게 됐다.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집이나 휴가지에서도 정상적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안건을 정리해 영상회의를 시작했다.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인 충청남도 마을공동체 담당자가 현실과 실제의 괴리를 지적한다.

 

역시 오랜 현장활동을 바탕으로 한 지적은 따끔하다. 다음번 지원사업을 설계할 때는 현장 수요조사를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도별 담당자가 돌아가면서 상황을 공유한 뒤 정확히 1시간 만에 회의를 끝냈다. 이제 회의 결과를 정리해 행정정보시스템에 등록하면 된다. 물론 회의 결과 역시 ‘공개’로 분류할 것이다.

 

어느덧 저녁. 중앙·지방정부 간 협업을 위한 인사교류 확대에 따라 경기도청에 파견 가 있는 동기와 맥주한잔을 하며 ‘정부3.0’에 대한 남자들만의 수다를 떨기로 했다. 정부서울청사 인근 체부동 시장의 치킨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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