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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여행칼럼-보령

by 한국조폐공사 2016. 12. 7.

<보령>보령의 섬들과 먹거리, 볼거리

 

 

 

 

보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머드축제다. 보령이 머드축제로 유명한 것은 136km의 해안선중 상당 부분이 뻘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해 마다 7월이면 열리는 머드축제는 보령을 전국구 관광지로 각인시킨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지금은 늦가을. 푹푹 찌던 지난 여름, 훌러덩 벗어 던지고 머드팩을 바르던 바닷가는 적막하다. 그렇다고 보령이 머드축제 하나로 먹고 사는 곳은 아니다. 보령에는 수 많은 섬들과 어항들이 포진해있다. 게다가 지금은 제철 대하, 전어 등 가을 진객들이 미식가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는 바로 그 때 아닌가.

 

충남에서 가장 큰 섬, 원산도

원산도는 충청남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혹시 안면도가 가장 큰 섬이 아니냐?’고 따져 물을 수도 있겠으나, 엄밀히 말하면 안면도는 섬이 아니다. 연륙교로 연결된 안면도는 섬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산도도 조만간 충남에서 가장 큰 섬이라는 자리를 내어줘야 할 판이다. 안면도 영목항과 원산도를 연결하는 다리공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령쪽으로는 대천까지 연결되는 전장 6.9km의 해저터널을 뚫고 있다. 이렇게 되면 원산도는 태안과 보령을 다리와 터널로 잇는 교통의 요지로 거듭나게 된다.

 

개발 기대감이 뒤덮고 있는 원산도는 대천항(충남 보령시 신흑동 912-9)에서 배로 20분거리에 있는 비교적 가까운 섬이다. 옛날에는 고란도라 불리다가 1914년 원산도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면적은 7.04, 500가구 1,0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보령시에서 서쪽으로 11떨어져 있으며, 부근에는 효자도·안면도가 있다.

 

대부분 섬들이 그런 것 처럼 원산도 역시 여름에는 피서객들로 돈을 번다. 섬 남쪽해안에 오봉산해수욕장, 원산도해수욕장, 사창해수욕장, 구치해수욕장이 늘어서 있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중 원산도 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와 완만한 경사, 동해바다 못지 않은 깨끗한 수질과 따뜻한 수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원산도는 물놀이 외에도 즐길 것들이 많다. 낮에는 해수욕을 하고, 물이 빠지면 호미를 들고 나가 조개를 캘 수도 있고, 섬 양쪽에 있는 갯바위에서는 놀래미와 우럭, 감성돔을 낚을 수 있다. 원산도에서 두 번째 큰 오봉산해수욕장도 비슷하다. 오봉산해수욕장은 특히 모래가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이 곳에는 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하지만 유리의 재료로 팔려나가면서 그 양이 줄어들었고, 몇 해전 부터 자연스레 해수욕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원산도는 바다낚시로도 유명한 섬이다. 박대길 원산도번영회장은 “4~6월은 우럭,놀래미,숭어,낙지철이고 9~10월은 쭈꾸미,아나고,고등어,박하지가 나와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돌게라고 불리는 박하지는 쉽게 잡을 수 있어 하룻저녁에 초보자 한 사람이 10~30마리씩 주워오기도 한다.

 

하지만 원산도 낚시감중 으뜸은 농어다. 박회장은 원산도에는 곳곳에 농어 포인트가 있다최근에도 한 주민이 5~6kg짜리 농어를 낚아올려 사진을 찍어 놓았다며 핸드폰을 보여주었다. 여유가 있다면 선천항 옆의 바지락채취장을 들러 보는 것도 좋다. 이 곳 백사장은 온통 바지락껍질로 덮여 있는데 관광객들도 바지락 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원산도는 서해에 위치한 만큼 일몰을 구경할 수 있는 포인트도 여러 곳이 있는데, 원산도해수욕장 뒤편의 오봉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와 섬의 서편에 있는 밤섬 앞이 좋다.

 

 

 

화살 처럼 생긴 섬, 삽시도

보령 대천항에서 배를 타고 찾아가는 삽시도는 섬의 모양이 화살촉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섬 구경을 하려면 해안을 따라 이어진 둘레길을 걸으면 된다. 둘레길 탐방은 남쪽의 수루미해수욕장 서쪽 끝 금송사 입구에서 시작한다.

 

산길로 접어들자 4(수목의 나이 1령은 10년을 말한다)쯤 돼보이는 소나무 숲 때문에 이 곳이 섬인지, 아니면 산인지 분간할 길이 없다.

 

섬의 이름이 삽시도인 것은 모양이 화살촉 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충청남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삽시도에는 230가구 52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 중 55가구가 낚시꾼과 피서객을 대상으로 민박을 치고 있어 숙박사정은 넉넉한 편이다.

 

둘레길에 들어서 처음 만나는 볼거리는 황금곰솔이다. 섬의 남서쪽 끝에 자생하고 있는 황금곰솔은 곰솔(해송)의 돌연변이다. 황금곰솔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솔잎이 온통 황금색이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에는 세 그루만 자생한다. 이토록 희귀한 황금곰솔은 밤섬해수욕장 서쪽 끝 솔숲에 위치한 암자 옆에 있다. 평시에는 황금색이 별로 도드라져 보이지 않지만 해질 무렵에 보면 황금색이 뚜렷하다.

 

황금곰솔에서부터 0.7km를 더 가면 물망터가 나온다. 물망터는 밀물이면 바닷속에 잠겼다가 썰물 때면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샘으로 음력 칠월칠석에 여자들이 샘물을 마시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물망터에서 1.2km 북쪽으로 올라가면 풍광이 가장 빼어난 면삽지가 면모를 드러낸다.

 

면삽지는 진너머해수욕장 남쪽의 무인도로, 밀물 때는 섬으로 있다가 썰물이 되면 모래톱을 통해 삽시도와 연결된다. 면삽지 초입 왼쪽의 절벽 아래에는 작은 해식동굴이 있는데, 안에는 맑고 시원한 약수가 솟아나고 있다. 예전에는 면삽지에 가려면 썰물 때에 맞춰 진너머해수욕장 남쪽의 갯바위지대를 거쳐야 했지만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방제작업용 도로가 개설된 덕에 지금은 접근이 한결 수월해졌다.

 

물망터를 지나면 진너머해수욕장과 거멀너머해수욕장이 차례로 나온다. 진너머해수욕장은 마을의 당산너머에 있는 1의 백사장이다. 백사장 양쪽 끄트머리의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고 백사장 뒷편의 소나무 숲에서 야영도 할 수 있다. 거멀너머 해수욕장은 진너머해수욕장을 지나쳐 얼마 안가면 나오는데 모래 사장이 1.5에 걸쳐 펼쳐져있다. 물이 맑고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백사장의 물이 빠지면 맛조개를 채취하거나 고동을 주워 담을 수도 있다.

 

민박과 펜션들은 삽시도의 둘레길 10km의 끝자락인 진너머해수욕장 근처에 대부분 몰려 있다강동철이장은 삽시도는 태안 유조선사고때 피해가 큰 지역이었지만 이제는 생태계가 완벽하게 복원됐다연간 7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오는데 7,8월 성수기에 가장 몰리는 편이고 10,11월은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 온다고 말했다.

참고로 삽시도는 9월부터 쭈꾸미 철이 시작되고. 10,11월에는 우럭과 광어, 놀래미 등의 입질이 활발하다. 강이장은 가을에는 섬 주변 아무곳에나 낚시를 던져도 입질이 온다특히 삽시도 바지락은 국내 최고의 품질로 가격도 가장 비싸다고 자랑했다.

민박은 5~6명이 잘 수 있는 방이 비수기 평일에는 5~6만원, 주말에는 8~10만원, 성수기에는 13~15만원선이다.

 

보령의 새 볼거리 상화원

상화원(尙和園)은 섬이었던 죽도를 정원으로 꾸며놓은 보령의 새로운 볼거리다2만평 섬위에 전국 각지의 아름다운 한옥을 골라 복원해 놓은 이 곳은 홍상화(77소설가)씨가 자신의 꿈을 이뤄 놓은 정원이다. 홍씨는 지난 73년부터 외할아버지가 소유했던 섬을 가꾸고, 다듬어 201642일 보령을 대표할 문화공간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그는 한옥의 섬이라는 상화원 소개 책자에서 죽도는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를 따라 자주 찾던 섬이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한옥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화원 초입에서 객을 맞는 것은 의곡당이라는 한옥이다. 의곡당은 경기도 화성관아에서 연회장소로 사용하던 정자였다. 의곡당은 조선시대의 한옥 양식과는 사뭇 달라 그 이전의 건물로 추정된다.

 

이 건물을 지나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회랑이 나온다. 회랑을 따라 죽도를 반 바퀴 돌면 한옥마을이 나타난다.

한옥마을은 전북 고창군의 홍씨가옥, 충남 홍성의 오홍천씨 가옥, 충남 보령의 상씨가옥 행랑채 등으로 이뤄져있다. 한옥 외에 해송 숲속에 20동의 현대식 빌라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 곳은 상화원을 찾은 이들이 묵고 갈 수 있는 주거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죽도는 방조제를 막기 전 바다위에 떠 있는 섬이었다. 대나무가 많아 죽도라고 불린 이 섬은 간척후 뭍과 이어져 오늘의 자태를 갖추게 됐다. 이재영 상화원 운영팀장은 한 때 죽도는 간척사업으로 섬의 형체를 훼손할 뻔 한 적도 있다하지만 다행히 육지로 이어지는 길만 연결되도록 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화원의 서편에선 서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서쪽 언덕에 서면 정면에는 바다가, 남쪽으로 무창포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천항의 물 좋은 활어들

새벽 대천항은 바다로 향하는 배들로 부산했다. 선원들이 출항 준비로 어항의 새벽을 열고 있는 동안, 부두로 들어 온 크레인은 어구를 갑판으로 올리느라 숨가쁜 엔진소리를 토해냈다. 준비가 끝난 어선들은 집어등을 켜고, 검은 바다를 가로 질러 항구 밖으로 향했다. 동이 트기 무섭게 문을 연 어물전들은 생선을 어종별로 수족관에 채워 놓고, 손님 맞을 채비에 분주하다.

 

대천수산물시장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허남주 정남수산 사장은 요즘 대천항, 남당항에는 꽃게, 전어가 제철이라며 양식 대하는 8월부터 나와서 11월중순까지 맛이 있고, 횟감으로는 자연산 광어, 우럭, 아나고, 도미가 좋다고 말했다.

 

미식가들의 군침을 돌게하는 활어의 시세도 저렴한 편이다. 수매량과 경락가에 따라 시세가 변하지만 대하 30마리에 25,000. 꽃게는 크기에 따라 소대짜가 15000~25,000원을 호가하고 있다. 대천수산시장은 운영 구조가 서울 노량진과 비슷해 1층 어물전에서 횟감을 가지고 2층 식당으로 올라가 양념값 8,000원을 내면 활어를 손질해 회를 뜨거나 찜, 구이로 만들어 준다. 추석이 지나고 행락철이 시작되기 전의 간절기인 탓에 횟감의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출처 : 화폐와 행복 11+12 『여행 칼럼』 

글  우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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