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믿어야 하나?
윤석천의 <화폐 대전환기가 온다>
원래는 ‘숨어있는 1인치 같은 인문학서’를 주로 소개할 작정이었는데 또 1월 말에 나온 신간을 고르게 됐다. 아니, ‘이제 곧 지폐가 없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이 놀라운 소식을 지폐 찍는 조폐공사에 알리지 않을 재간이 없는 바, 이 책 표지의 부제가 ‘앞으로 5년 세계 경제를 주도할 유동성 덫, 강달러, 현금몰락’이어서다.
왠지 부제가 좀 부담스럽지만 그리 걱정되지는 않는다. 텔레비전이 등장하자 이제 라디오의 시대는 갔다고 했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잘 살아 있으므로. 인터넷이 부흥하면서 신문사들이 모두 문을 닫게 될 거라고 했지만 웬걸? 모두 잘만 살아가지 않은가.
‘선대인 경제연구소’의 선대인 소장과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 우석훈 박사 등은 재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표적 비주류(?) 경제학자들이다. 이 책 표지에는 그 중 선대인 소장의 “이 책은 양적 완화, 금리 인상, 미국과 중국의 통화전쟁을 넘어 ‘현금 없는 세상’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야를 넓혀준다”는 추천사가 쓰여있다.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금리, 환율’이란 말만 들어도 어려운데 도대체 ‘양적 완화’란 말에는 대책이 안 서 그냥 유명한 선 소장의 코멘트부터 이실직고하는 것이다. 여기에 저자 윤석천의 “화폐 현상은 현대 경제를 이해하는 핵심 변수다”는 말과 함께 아래 발언까지만 덧붙인다.
“화폐로 비롯될 경제 축의 전환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반 발짝 나아가 내일이고, 또 하나는 한 발짝 나아간 미래다. 코 앞에 닥친 변화는 역사적 경험치로 봤을 때 적어도 2020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열쇳말들은 이렇다. 화폐정책, 풍부한 유동성, 부채, 자산가격 급등, 거품, 거품 붕괴, 디플레이션, 경기 후퇴, 화폐정책.
이 열쇳말들은 앞쪽부터 잇따라 원인과 결과로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시 처음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악순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이 악순환의 덫에 걸렸다. 앞으로 5년 정도는 지속할 악순환은 미국 달러를 중심으로 읽을 때 비로소 독해가 된다.”
‘부채 슈퍼 싸이클, 달러와 위안 전쟁, 화폐경제와 자유 그리고 비트코인의 등장, 인간의 일자리와 기술의 대결’ 등 4장으로 짜였는데 바로 제 3장이 ‘화폐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대부분은 지폐와 동전이 없는 세상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정말 그럴까? 답은 정반대다. 우리는 또 세계는 아니 기득권은 현금을 없애려 하고 있다. 보통사람들 쪽은 편리성 덕에 현금을 멀리하고, 국가를 포함한 기득권(중앙은행) 쪽은 정치 또는 정책 목표를 위해 현금에 전쟁을 선포한 상황이다… … 현대 중앙은행은 마침내 금단의 영역이던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도 전에 반드시 장애물을 치워야 한다. 현금을 없애는 것이다. 현금이 존재하는 한,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은 거의 불가능하다. 예금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빼내 중앙은행이 손 뻗치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금고에 보관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뱅크런은 불가피하다”는 게 저자의 역설이다.
하지만 이 발언은 화폐 발행 권력이 있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공격일 뿐, 저자의 마지막 주장은 “은행시스템 수술을 위해 화폐발행 권력을 국가가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조금 안심이 된다. ◇화폐 대전환기가 온다=윤석천 지음. 왕의서재 펴냄◇
출처 : 화폐와 행복 3+4, 『최보기의 책보기』
글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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