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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책소개 [화폐 대전환기가 온다]

by 한국조폐공사 2016. 3. 18.

이 말을 믿어야 하나?

윤석천의 <화폐 대전환기가 온다>

 

 

원래는 숨어있는 1인치 같은 인문학서를 주로 소개할 작정이었는데 또 1월 말에 나온 신간을 고르게 됐다. 아니, ‘이제 곧 지폐가 없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이 놀라운 소식을 지폐 찍는 조폐공사에 알리지 않을 재간이 없는 바, 이 책 표지의 부제가 앞으로 5년 세계 경제를 주도할 유동성 덫, 강달러, 현금몰락이어서다.

 

왠지 부제가 좀 부담스럽지만 그리 걱정되지는 않는다. 텔레비전이 등장하자 이제 라디오의 시대는 갔다고 했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잘 살아 있으므로. 인터넷이 부흥하면서 신문사들이 모두 문을 닫게 될 거라고 했지만 웬걸? 모두 잘만 살아가지 않은가.

 

선대인 경제연구소의 선대인 소장과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 우석훈 박사 등은 재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표적 비주류(?) 경제학자들이다. 이 책 표지에는 그 중 선대인 소장의 이 책은 양적 완화, 금리 인상, 미국과 중국의 통화전쟁을 넘어 현금 없는 세상에 이르기까지 우리 시야를 넓혀준다는 추천사가 쓰여있다.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금리, 환율이란 말만 들어도 어려운데 도대체 양적 완화란 말에는 대책이 안 서 그냥 유명한 선 소장의 코멘트부터 이실직고하는 것이다. 여기에 저자 윤석천의 화폐 현상은 현대 경제를 이해하는 핵심 변수다는 말과 함께 아래 발언까지만 덧붙인다.

 

화폐로 비롯될 경제 축의 전환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반 발짝 나아가 내일이고, 또 하나는 한 발짝 나아간 미래다. 코 앞에 닥친 변화는 역사적 경험치로 봤을 때 적어도 2020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추정된다. 열쇳말들은 이렇다. 화폐정책, 풍부한 유동성, 부채, 자산가격 급등, 거품, 거품 붕괴, 디플레이션, 경기 후퇴, 화폐정책.

 

이 열쇳말들은 앞쪽부터 잇따라 원인과 결과로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시 처음으로 연결되는 이른바 악순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이 악순환의 덫에 걸렸다. 앞으로 5년 정도는 지속할 악순환은 미국 달러를 중심으로 읽을 때 비로소 독해가 된다.”

 

부채 슈퍼 싸이클, 달러와 위안 전쟁, 화폐경제와 자유 그리고 비트코인의 등장, 인간의 일자리와 기술의 대결 4장으로 짜였는데 바로 제 3장이 화폐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대부분은 지폐와 동전이 없는 세상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정말 그럴까? 답은 정반대다. 우리는 또 세계는 아니 기득권은 현금을 없애려 하고 있다. 보통사람들 쪽은 편리성 덕에 현금을 멀리하고, 국가를 포함한 기득권(중앙은행) 쪽은 정치 또는 정책 목표를 위해 현금에 전쟁을 선포한 상황이다… … 현대 중앙은행은 마침내 금단의 영역이던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도 전에 반드시 장애물을 치워야 한다. 현금을 없애는 것이다. 현금이 존재하는 한,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은 거의 불가능하다. 예금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빼내 중앙은행이 손 뻗치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금고에 보관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뱅크런은 불가피하다는 게 저자의 역설이다.

 

하지만 이 발언은 화폐 발행 권력이 있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공격일 뿐, 저자의 마지막 주장은 은행시스템 수술을 위해 화폐발행 권력을 국가가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조금 안심이 된다. ◇화폐 대전환기가 온다=윤석천 지음. 왕의서재 펴냄◇

출처 화폐와 행복 3+4, 『최보기의 책보기

글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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