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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11+12 골드바 특집 "국내 순금 보유량"

by 한국조폐공사 2014. 11. 15.

 

 

 

어려운 살림에 결혼할 형편이 되지 않음에도 오직 서로에 대한 믿음 하나로 부부의 인연을 맺은 신랑과 신부가 주고받았던 예물반지, 계속되는 불임과 유산으로 2세를 기대하지 않았던 엄마의 마지막 희망이 되었던 늦둥이 아이의 돌 반지, 평생 자식 뒷바라지에 허리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늙어버린 노부부를 위해 자식이 첫 월급으로 장만한 효도반지까지 하나같이 귀한 사연이 담겨 있는 소중한 징표들이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이라는 이름하에 세상으로 쏟아져 나왔다.


국가의 위기상황을 국민 모두가 함께 이겨내겠다는 취지하에 하나가 되었으며, 국제사회에서는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범적인 사례로 기억될 만큼 상징적인 운동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떠한 강제없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운동이었을 뿐만 아니라 금 모으기 운동 이전 10여 톤에 불과했던 금 보유량이 불과 몇 개월 사이 20배가 넘게 모였으니 도저히 지우려야 지울 수 없는 가히 충격적인 일이라 하겠다.


그래서 일까? 범국민적 운동으로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하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실로 엄청난 양의 금이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로 엄청난 양의 금이 국민들의 주머니에 있었다는 것이다. 금모으기 운동 집계 결과, 전국적으로 351만 여 명이 참여해 약 227톤의 금이 모였다. 이는 4가구당 1가구 꼴로 평균65g(17.33돈, 1돈은 3.75g)을 내놓은 셈이다.


그렇다면 당시 국민들은 장롱 안 깊숙한 곳에 고이 모셔두었던 자신들의 금을 모두 다 내놓았을까? 아니면 일부만 내놓은 것일까? 일부만 내놓았다면 아직 세상으로 나오지 않은 금은 얼마나 될까? 금모으기 운동 이후 16년이 지난 지금은 또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끓어오르는 궁금함을 조금 뒤로 하고 다음의 기사들을 한 번 살펴보자.

 


지난 9일 오전 6시쯤 대구시 북구 학정동 한 아파트 1층에 괴한이 침입해 금목걸이(10돈)와 금반지(반돈)를 훔쳐 달아났다. 앞서 8일 오전 6시쯤에도 같은 아파트 1층에 괴한이 들어와 금팔찌(5돈)와 금반지(2.5돈)를 가져갔다.’
[2014.09.12. 중앙일보 ‘금 도둑이 날뛴다.’]

 

‘지난 7일 오전 10시께 김제시 백산면 조종리 강모(여·73)씨의 슈퍼마켓에서 현금 380만원과 금목걸이(10돈), 금팔찌(15돈), 반지 2개(20돈) 등 1,175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2014.07.16. SJB뉴스 ’농번기 틈타 농가 절도사건 잇따라‘]


뜬금없는 절도기사가 당황스럽지만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사회면의 기사를 미뤄 짐작해 보건데, 수백 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기업대표의 펜트하우스 금고 안은 물론이고, 내 집 장만을 꿈꾸며 전세대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맞벌이 부부의 이불 속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25%에 속하는 1인 가구이자 중위소득 50% 미만의 빈곤층으로 분류되며 일자리 찾기에 여념이 없는 예비취업자까지 가계경제와 소득수준을 구분하지 않고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많은 양의 금이 집안 어딘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 그 양은 얼마나 될까?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와 ‘한국갤럽’이 공동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금소재 제품이나 주얼리에 대한 보유현황과 유통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실시한 “금 제품ㆍ주얼리 보유율 조사(JHS;Jewelry Holding Survey)”에 따르면 3차 조사를 기준 으로 응답자의 39.2%는 순금 제품·주얼리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48.0%는 18K를, 19.5%는 14K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인구통계학적(조사당시 인구통계기준)으로 적용하면 순금 제품과 주얼리를 보유하고 있는 인구는 약 1,590만 명에 달하며, 18K 보유인구는 약 1,940만 명, 14K는 약 790만 명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2,500만 명이었음을 감안할 때 국민의 상당수가 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순금 보유량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순금제품 보유자 10명 중 8명은 반지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순금반지 보유율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는 목걸이, 팔찌, 휴대폰 장식/고리, 장식품(열쇠나 골프공 등), 골드바(금괴나 금덩어리 등), 동물(소, 돼지, 거북이 등)의 순으로 보유량이 높았다.


이를 환산하면, 순금 보유자 1인당 평균 11.19돈의 순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며, 국민 전체가 약 1억 7,763만 돈. 즉 약 666톤을 보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3차례에 걸친 조사를 종합해 보면 660톤~720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순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합금(14K, 18K) 제품이나 주얼리를 포함하면 실제로 국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많은 양의 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돌반지나 예물과 같은 사회·문화적 현상과 금을 선호하는 국민성에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금에 대한 자산과 투자로서의 가치를 높이 사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금을 구매하는 시장과는 달리 구매한 금을 다시 되파는 재판매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국내 재판매 시장은 4조 3,613억 원(‘12년 기준)으로 국내 주얼리 시장 4조 9,622억 원(’13년 기준)과 유사한 규모로 큰 시장이다. 주얼리 시장의 90%가 금 주얼리 시장임을 감안할 때 한해 동안 국민들은 금을 구매한 만큼 되팔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금값 변동이나 목돈 마련 등 시세변화와 개인사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간 8~10%에 이르는 재판매 경험률을 보더라도 국민들에게 금을 되파는 일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또한 1회 평균 재판매하는 금액도 100~130만원에 달하며, 순금의 경우에는 평균 6.3~8.3돈을 재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상당한 양이 거래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재판매 거래의 대부분이 독립소매상에서 일어나고 거래된 금의 순도와 유통 등이 투명하게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불안과 불신의 거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한 기준으로 가치를 정하고, 투명하고 믿을 수 있는 거래구조를 확립해야 장롱 속 깊숙하게 저마다의 소중한 사연을 품고 있는 금들이 보다 의미 있는 자산과 투자의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

 

 

(재)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는 (주)리골드의 창업자로 50여년 평생을 주얼리 산업에 몸담아 온 이재호 이사장이 우리나라 주얼리 산업의 발전과 국민 대중의 공익을 실천하고자 2009년 8월에 사재 200억 원을 출연하여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주요 사업 분야는 주얼리 산업의 선진화 및 세계화를 위한 교육·장학 산업, 연구·학술산업 및 복지 산업 등이 있으며, 대한민국 주얼리 산업의 씽크탱크(Think tank)로 불리고 있다.


<편집자 주>

 

 

 

출처 : 화폐와 행복 11+12, 『국내 순금 보유량』  
글 채종한 선임연구원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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