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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해외여행기_대만 사용 설명서

by 한국조폐공사 2018. 5. 15.

<해외 여행기> 대만 사용 설명서



이번 여행은 꽤 즉흥적이었다. 대만을 가야겠다고 생각한건 꽤 오래되었지만, 실제로 비행기를 예매하고 여행길에 오르기까지 여행 준비기간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우리의 이번여행 테마인 “재밌게 놀자”답게 첫날 비행기에 오를 때부터 잊지 못할 순간이 매 순간마다 이어졌다. 연착된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오히려 비행기 놓칠뻔한 사건, 대만 달러로 환전하지 못해서 타이베이 공항에서 헤맸던 일 등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과 먹거리에 대해서 말하려고 한다.


우리의 일정은 총 3박 4일로 입, 출국은 모두 타이베이를 거쳤다. 대만은 대부분의 관광지들이 중심가와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지하철만 잘 타면 어지간한 관광지는 다 돌아볼 수 있다. 일정은 크게 하루씩 나눠 정했으며 첫째 날은 시내투어, 둘째 날은 임가화원, 단수이, 셋째 날은 예스진지 투어, 마지막 날은 다시 시내 투어로 일정을 잡았다. 

  



1일 : 타이페이 시내 및 야시장투어

공항에서 HRT를 타고 곧장 타이베이 메인역으로 도착한 뒤 구글맵을 이용하여 4일 내내 우리를 책임질 숙소에 도착하였다. 간단한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마침 숙소 근처에 있는 로컬 맛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진한 육수가 일품인 이 집은 오동통한 면발위에 도톰한 고기가 얹어진 우육면이 유명하다. 배불리 먹고도 가격은 약 5000원 정도이며 한국어 메뉴판이 구비되어있어 쉽게 주문할 수 있다.


(메인역, 우육면)


대만은 여러 곳에서 야시장이 열리고 규모도 상당하다. 타이페이의 4대 야시장 중 우리는 가장 큰 스린야시장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스린야시장은 현지인은 물론 여행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야시장으로 골목 사이사이 마다 각종 먹거리, 기념품, 생활용품, 의류, 신발, 화장품, 악세서리 등 크고 작은 상점 및 가판대가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스린 야시장은 대만의 모든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음식들이 판매된다. 엄청난 크기의 닭튀김인 지파이를 비롯해 취두부, 꼬치요리, 망고 빙수, 스무디, 등 먹거리가 여행자들의 발목을 붙잡는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내리면 제일 먼저 보이는 곳에서 지파이를 사서 사람들이 오고가는 길거리 위에서 한입 두입 베어 먹었다. 한국에 와서도 생각났던 지파이의 가격은 70 대만달러, 한화로 약 2600원이다. 눈과 입이 즐거운 곳을 찾는다면 바로 이 스린 야시장을 추천한다.

(스린야시장 지파이, 등 먹거리 볼거리 사진)



2일 : 임가화원, 화산 1914

 임가화원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임씨 성을 지닌 사람들이 조성하였으며 대만 최대 규모의 개인화원이다. 출입구 근처에서 80대만달러(한화로 약 2600원)를 내로 입장료를 구매 하면 임가화원을 돌아볼 수 있다. 긴 담장을 따라 몇 분간 걸으면 아름드리 큰 나무가 보이고 그곳부터 고즈넉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최대 규모라는 명성답게 내부는 담장으로 구역이 나눠져 있고 복잡해서 계속해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구경하면 길을 잃기 십상이다. 다른 곳과 비교했을 때 화려한 볼거리는 없었지만 주위의 옛스러운 건물과 정원이 어우러져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여 사진으로도 눈으로도 보기에 편안함을 느낀다.


(임가화원)


화산 1914

화산 1914는 요즘 대만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핫플레이스로 문화의 향기가 풍기는 젊음의 거리 이다. 예전에 양조장이었던 이곳은 1914년에 세워져 1987년에 문을 닫기 까지 대만에서 가장 큰 주류제조 공장이었다고 한다. 낡고 바랜 옛 건물들 하나하나에는 갤러리, 전시회, 서점, 카페, 공방, 음식점들이 있어 볼거리가 많은데 가장 유명한 것은 우더풀 라이프 오르골이다. 제작된 오르골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제작도 가능한데 나만의 오르골을 만드는데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이곳은 원목 오르골뿐만 아니라 나무로 만들 수 있는 소품들은 다 전시되어 있는데 아기자기한 소품에 관심이 있다면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화산 1914)


3일 예스허진지 투어 + 마라훠거


예스허진지 투어는 버스를 이용해 대만의 동북부에 위치한 예류(야류), 스펀, 허우통, 진과스, 지우펀을 하루에 모두 둘러 볼 수 있는 투어로 여행을 떠나기 전 한국에서 미리 표를 구입하였다. 한나절 동안 주요 관광지를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대만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에게 이 투어는 적격이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오랜 세월 자연의 힘과 침식에 의해 생성된 기암괴석과 산호조각물들로 어우러진 예류해양공원은 자연이 만든 최대의 걸작이라 할만큼 신기하고 오묘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 바위의 모양에 따라 여왕바위, 촛대바위, 버섯바위, 등으로 불리며 가장 유명한 여왕바위는 줄을 서야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항상 파도가 높고 물살이 쎈 이곳의 지형 덕분에 남아있는 바위의 침식은 현재 진행 중에 있어 나중에는 볼 수 없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아쉬울 뿐이다.

  


( 에류)


스펀은 소원을 적은 천등 날리기가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옛날 산적들이 출몰하여 마을사람들이 피신했다가 한사람이 내려가 산적들이 없으면, 천등을 띄워 신호를 보낸데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려 조금만 올라가면 기찻길이 보인다. 양 옆으로 상점들이 줄지어 서있고 곳곳에는 천등에 소원을 적은 관광객들이 북적댄다. 한 상점을 골라 천등에 소원을 적으면 상점에서는 사진까지 찍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이곳은 기차가 다니는 길로, 기찻길 위에서 천등을 날리다가도 기차가 오면 옆으로 후다닥 피신하는 웃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스펀을 들린다면 천등을 날린 뒤 닭날개볶음밥을 먹으며 근처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스펀 천등날리기)


허우통과 진과스는 일제강점기때 광산이 개발되어 마을이 형성되었고 곧 폐광하면서 이제는 소수의 인구와 버려진 동물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특히 허우통은 고양이 마을이라 할 정도로 남겨진 고양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고 이 고양이들과 놀다보면 주어진 시간은 짧게만 느껴진다. 고양이의 여유로움이 잘 어우러진 평화로운 시골마을의 풍경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허우통 고양이)


진과스와 지우펀은 가까워서 버스로 이동거리가 10분밖에 되지 않는다. 지우펀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지로 유명한 곳으로 해질 무렵 켜지는 홍등과 옛스러운 건물이 어우러진 낭만이 있는 마을이다. 지우펀은 대단한 볼거리 보다는 지우펀의 특색있는 매력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다. 홍등가를 가기 위해서는 비탈길을 따라 상점이 줄지어 있는 좁은 골목을 지나야 한다. 좁을 길을 따라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댄다. 관광지답게 상점에는 각종 대만 기념품부터 누가 크래커, 펑리수 등의 먹거리로 가득하다. 유혹을 뿌리치고 거리마다 예쁘게 장식된 홍등을 따라가다 마주하게 되는 풍경은 마치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만, 지옥펀으로 악명이 높은 곳답게 좁은 길에서 오고가는 어마 무시한 인파는 오롯이 감내해야할 숙제이다.

  

(지우펀)


버스투어를 마치고 미리 전날 예약해두었던 유명한 맛집인 ‘마라훠궈‘를 방문했다. 마라훠궈는 대만을 여행하는 한국인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이 맛집은 한국인 들이 좋아하는 무한리필 훠궈 집이다. 좌측에 배치되어 있는 샐러드바에는 각종 고기 및 음식 재료, 야채, 음료 등이 구비되어 있고 후식으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까지 무한으로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약 724 대만 달러이며, 한화로 2만 7천원 정도이다. 가격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리필되는 고기도 신선하고 육수도 선택할 수 있어서 대만의 음식이 맞지 않았던 관광객들도 믿고 잘 먹을 수 있어 추천한다.  

  

(마라훠거)


우리가 지냈던 3박 4일 동안의 대만 날씨는 이례적으로 추웠다고 한다. 비 또한 첫날 저녁부터 3일 내내 내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가지고 갔던 반팔옷은 입지 못했다. 같이 갔던 수연이가 추운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패딩을 살 정도의 추운 날씨였다. 마음 같지 않던 날씨가 야속했지만 비바람과 추위를 피하기 위해 비옷을 사서 입고 다닌 기억, 그럼에도 좋았던 풍경, 맛있는 음식, 마음이 맞는 동기와 함께 여행을 왔다는 즐거움 때문에 궂은 날씨는 하나의 즐거웠던 헤프닝으로 기억된다. 기회가 된다면, 이번 여행처럼 수연이와 함께 다른 곳도 가보고 싶다. 함께 여행 해준 여행친구 수연이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글을 마친다.


  


출처 : 화폐와 행복 2018. 5+6 『해외여행기_대만 사용설명서 』 

글 : 한국조폐공사 기술연구원 김에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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