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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money’의 어원은 로마 주노 여신 신전인 ‘모네타’(Moneta)

by 한국조폐공사 2019. 7. 23.

 

‘money’의 어원은 로마 주노 여신 신전인 ‘모네타’(Moneta)

글 김재민 기술연구원 디자인연구실 신제품연구팀

로마에는 7개의 언덕이 있다. 그중 카피톨리노(Capitolino) 언덕은 로마의 가장 강력한 요새와 제국 최고의 신전인 카피톨 신전이 자리잡은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카피톨 신전은 신들의 왕인 주피터(Jupiter)를 중심으로 지혜의 여신인 미네르바(Minerva), 미네르바의 언니이자 주피터의 부인이며 마르스(Mars)의 어머니인 주노(Juno) 여신을 함께 모시고 있다.

로마에서 화폐는 여러 신성한 신전에서, 특히 로마 최고의 여신인 주노의 신전에서 활발하게 사용됐다. 주노 여신은 원래 여성과 혼인, 출산의 보호자를 상징하는 여신이었으며, 경제에 관한 모든 일, 즉 집안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로마 사람들은 주노 여신이 화폐 역시 관장한다고 여겼다. 여신의 영역이 점차 여성을 보호하고 가정을 지키는 쪽으로 확대되자, 주노는 마침내 로마 전체의 보호자가 됐다.

기원전 4세기경 주노 여신 신전 주변에는 늘 신성한 기러기 떼가 둘러싸고 있었다고 한다. 기러기 떼들은 갈리아인(Gauls)들이 몰래 성벽을 기어올라 공격하려 할 때면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어 알려줬다고 하는데 이때부터 주노 여신은 ‘경고’라는 뜻의 ‘monere’라는 라틴어를 붙여 ‘주노 모네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됐다.

국가의 수호자로서 주노 모네타는 화폐 발행을 비롯해 국가의 여러 부분을 관장하게 됐다. 기원전 269년, 로마인들은 주노 모네타 신전에서 데나리우스라는 새로운 형태의 은화를 만들었다. 이 은화에는 여신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데니리우스(denarius)는 ‘데나리온’이라고도 부른다. 1데나리온의 무게는 3.8g이며, 기원전 268년부터 만들어졌다. 성서 ‘마태복음’ 20장 9~10절에 “제 111시에 온 자들이 와서 1데니리온씩을 받거늘, 먼저 온 자들이 와서 더 받을 줄 알았더니 저희도 1데나리온씩 받은지라…”라고 데나리온에 관한 구절이 있다.

여신의 이름인 주노는 결혼하기 좋은 달로 손꼽히는 6월(June)의 어원이 됐다. 또 여신의 신전을 지칭했던 ‘모네타’(moneta)는 현대 영어의 ‘화폐 주조소’(mint)와 ‘화폐’(money)로 발전했다. 참고로 currency(통화, 유통화폐)라는 단어는 ‘진행되다’ 또는 ‘흘러나오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currere에서 파생됐다.

사보<화폐와 행복> 7+8월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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