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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와행복54

경쾌한 산책자의 탬버린 독주곡,『냉면꾼은 늘 주방 앞에 앉는다』 책 읽기 좋은 날 ④-1 경쾌한 산책자의 탬버린 독주곡, 『냉면꾼은 늘 주방 앞에 앉는다』 글 최보기(북 칼럼니스트) 수필집 『냉면꾼은 늘 주방 앞에 앉는다』 저자 고두현은 신문사에서 문화부 기자를 오래 한 시인이다. 문화부 기자 출신 작가는 문장력도 문장력이지만 아는 게 많다. 소설가 김훈이 문화부 기자 출신이다. 김훈 문장이 ‘베이스 기타’라면 고두현 문장은 ‘탬버린’이다. 문학 바탕이 소설과 시로, 노는 물이 달라서 그럴 것이다. 고두현 수필집은 ‘산책자를 위한 인문 에세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나무 사이를 산책하면서 제자들을 가르쳐 소요(逍遙)학파가 생겼듯 산책(散策)에는 평화, 자유, 사유, 성찰이 있다. 시인 고두현은 여수반도와 나란히 선 섬 남해 출신이다. 이성복 시인이 『남해금산』에서 노래.. 2021. 9. 27.
[그림보고 화가 읽기⑪] ‘오판’되고 ‘은폐’됐던 최초의 추상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Hilma af Klint) 그림보고 화가 읽기⑪ ‘오판’되고 ‘은폐’됐던 최초의 추상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Hilma af Klint) 글 이은화(미술평론가) 어느 분야든 ‘최초’는 대단히 중요하다. 최초로 이룬 자들만이 역사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바실리 칸딘스키는 역사상 최초의 추상화가로 알려져 있다. 화가 자신도 그렇게 확신했다. 1935년 뉴욕 화상 제롬 노이만에게 보낸 편지에도 그렇게 썼다. “실제로, 그 그림은 세계 최초의 추상화입니다. 왜냐면 당시 단 한 명의 화가도 추상화 형식의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해 ‘역사적인 그림’입니다.” 그가 언급한 세계 최초의 추상화는 1911년에 그려 같은 해 뮌헨 전시에 출품한 작품이었다. 1921년 러시아를 떠나 독일로 갈 때 챙기지 못해 분실한 그림이었다. .. 2021. 9. 27.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연트럴파크, 경의선 숲길을 걷다 KOMSCO LIFE_여기 어때요? ⑧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연트럴파크, 경의선 숲길을 걷다 글·사진 서진원(기술연구원 디자인연구센터) ‘연트럴파크’는 서울 경의선 숲길 연남동 구간을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에 빗대어 부르는 이름이다. 도심 주택가와 빌딩 숲 사이를 가로질러 길게 나있는 독특한 이 공원은 많은 이에게 걷고 싶은 자극을 주는 곳이다. 철길 양옆으로 1970년대 레트로와 현재가 어우러져 공존하는 그 곳. 이제부터 함께 걸어가 보자. 따사로운 봄 햇살이 사랑스럽게 내리쬐던 주말 아침, 아내와 나는 옷을 챙겨 입고 산책길에 나섰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이 길을 아내와는 처음 걸어본다. 출퇴근하며 흔히 보아왔고, 식사를 위해 자주 지나다니던 곳을 딱히 시간 내서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해 보.. 2021. 5. 25.
영원한 사랑의 노래, 존 레논의 ‘Grow old with me’ KOMSCO PEOPLE_나의 플레이리스트 ③ 영원한 사랑의 노래, 존 레논의 ‘Grow old with me’ 글 최홍배(기술처 기술관리팀) "원이 아버지에게,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이 글은 1988년 경북 안동에서 분묘이장을 하던 중 한 남자의 관 속에서 나온 편지 내용입니다. 1586년 6월의 어느 날 3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한 남자의 아내가 죽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편지에 적어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미투리와 함께 넣었다고 합니다. 이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기리기 위해 머리카락 미투리를 모티브로 안동댐.. 2021. 5. 25.
자아성찰로 오만과 편견의 굴레 벗어나기 KOMSCO LIFE_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② 자아성찰로 오만과 편견의 굴레 벗어나기 글 박진영(심리학 칼럼니스트) 어딜 가나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리더나 상사같이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이 그런 경우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게 된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사람이 나만 옳고 다른 이들은 다 틀리다거나, 잘 모르는 것도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 그릇된 결정을 강행하는 일도 생긴다. 단 몇 명의 오만함과 자기중심성, 자기객관화 실패 때문에 조직 전체가 잘못된 길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왜 했대? 아무도 안 말렸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많은 결정들이 보통 그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평균 이상 효과’ … “나? 적어도 평균 이상은 가지!” 물론 오.. 2021. 3. 16.
경제위기때 희망의 메시지 전한 ‘허니패밀리’ KOMSCO PEOPLE_나의 플레이리스트 ② “혼신의 힘 다해 하루 살잖아!" 경제위기때 희망의 메시지 전한 ‘허니패밀리’ 글 전건진(화폐본부 관리부) 회사 출근길, 본부 전역에 울려 퍼지는 방송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잔잔하지만 가슴을 요동치게 만드는 설렘의 주인공은 폴 모리아의 . 이 곡의 샘플링을 통해 당대 최고의 래퍼들로 구성된 ‘허니패밀리’가 탄생하게 된다. 486 컴퓨터에 연결한 전화선으로 천리안에 접속해 지역별 대화방에서 이상형을 찾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삐삐 연결음을 녹음하던 시절, 라디오에서 적지 않게 흘러나오던 허니패밀리의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허니패밀리가 도대체 누구? 오전 내내 허니패밀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그날 점심시간, 친한 후배들을 불러 놓고 소싯.. 2021.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