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찬체1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가 보통 사람들이 지닌 ‘돈에의 꿈’은 때로 열렬하고 때때로 간절하다. 그럼에도 그 꿈은 멀고 현실은 가혹하기 일쑤다.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 돈은 오로지 비극적 악몽의 기호이기 쉬웠다. 「공자의 생활난」 등 일련의 시편들을 통해 김수영은 돈의 문제와 관련한 “생활의 고절(孤絶)이며/ 비애”(「생활」 )를 날카롭게 다루었다. “돈을 버는 거리의 부인이여/ 잠시 눈살을 펴고/ 눈에서는 독기를 빼고/ 자유로운 자세를 취하여 보아라”(「거리 2」 1연) 같 이 시에서 알 수 있듯이 김수영은 생활난에 대해 서늘한 연민으로 성찰적인 면모를 보였다. 다산 정약용에서 신경림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인들이 그런 경제적 생활난을 형상화했으나, 대체로 돈은 간접적인 방식으로 문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1980년대 이후의 시.. 2015. 7.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