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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최보기의 책보기 - 약이 되는 산나물 들나물

by 한국조폐공사 2017. 4. 3.

상춘객을 위한 깨알 정보

<약이 되는 산나물 들나물>


일단 상남자가 되는 첫걸음은 식재료에 대해 아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봄이 와 주말이면 산과 들이 건강을 챙기려는 상춘객들로 가득하다. 기왕 나서는 김에 내 몸, 내 가족에게 약이 되는 산나물, 들나물을 공부하는 것은 일석삼조의 효과를 부른다. 이전에는 잡초에 불과해 무심코 지나쳤던 산나물, 들나물을 알아보는 것, 효용과 스토리를 생각하며 채취하는 것, 일행에게 그걸 설명하는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더구나 제 철 나물은 보약이다. 일단 나물에 대한 오해부터 풀고 가자. ‘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 가자. 너도 나도 바구니 옆에 끼고서.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오자. 종다리도 높이 떠 노래 부르네.’ 1970-80년대 초등학교 음악 시간에 배웠던 노래다. 이 노래 때문인지 대부분 어른들이 나물은 봄에만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엄동설한만 빼면 나물은 항상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물에 대한 반가운 정보 하나 얻고 가자. ‘암을 이긴 의사의 비법이 지독한 가지나물편식이었다는 신문기사(중앙일보 2012 4 9)가 지금도 검색이 된다. 그 의사는 가지가 일등 항암식품인 과학적 근거로 가지의 표피 보라색에 들어 있는 파이토케미컬이라는 식물활성영양소를 들었다. 우리가 결코 신토불이 나물의 효능을 우습게 볼 것이 아닌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산야에서 나고 자라는 식물 중에 나물로 먹을 수 있는 것은 60~70종에 이른다. 그 중 들나물 18, 산나물25 , 나무나물7 종으로 총 50종의 나물을 소개한다. 우리가 실질적으로 밥상 위에서 먹을 수 있는 나물은 모두 다뤘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이중에는 민들레나 쇠비름 같이 한약재로 쓰이는 나물들도 많다.


해외교포들이 가장 그리워한다는 고들빼기, 봄을 앞서 가는 냉이, 들나물의 제왕 달래, 천연 향수 더덕, 근심을 덜어주는 원추리… …등 나물들의 목록만 봐도 벌써 침이 입 안에 돈다. 대부분은 귀에 익숙한, 이미 한 번쯤은 먹어봤을 나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숙취 해독에 근성 있는 미나리가 최고라는 사실은 여러 실험으로도 밝혀진 사실이다.


미나리의 근성은 뭘까? 그건 한겨울 얼음장 밑을 견디는 것이다. 옛 선인들은 그런 미나리의 4덕을 칭송했다. 진흙탕에서도 때묻지 않고 자라나는 심지, 응달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 가뭄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강인함, 얼음 섞인 칼바람과 대결하는 결기다. 서리도 맞고 눈도 맞고 얼었다 녹았다 추위를 견디며 자라난 미나리라서 단맛이 깊고 해독력도 뛰어난 것이다.


여름이면 산기슭에 고고하게 자태를 빛내는 원추리를 필자는 그저 꽃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연구결과 원추리 꽃잎과 줄기는 강력한 항산화, 항암작용을 한다. 그래서인지 원추리는 세상사의 근심을 잊게 해주는 풀이라 해서 망우초(忘憂草)라고도 불린다. 수라상에 오른 나물은 어수리, 산에서 길을 잃으면 질경이가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이다.


근접촬영 한 각각의 나물 사진과 함께 주요 요리법, 영양분, 효능, 계절과 주산지, 재배법과 특성, 나물에 얽힌 스토리까지 재미있게 정리되었다. 읽기 편한 나물도감이다. 덤으로 요즘은 꽃과 식물에 대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말농부나 도시농부, 귀촌귀향 등이 늘어서다. 이 책은 그런 것에 대비한 공부에도 아주 유익하다. 부록으로 전국의 가볼 만한 산나물 축제나물, 씨앗, 모종 판매하는 곳이 붙었다. ◇약이 되는 산나물 들나물ㅣ오현식 지음ㅣ농민신문사ㅣ336쪽◇



출처 : 화폐와 행복 3+4 『최보기의 책보기』 


글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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