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기의 책보기 - 밥상을 차리는 작은 지혜

창조하는KOMSCO/화폐와 행복(사보)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일러준 100가지 요리법

<밥상을 차리는 작은 지혜>



요즘 SNS에서는 상남자가 대세다. 이름하여 상 차리는 남자이다. 칠성호텔급의 화려하게 요리를 잘하는 남자보다 소박하나마 스토리가 얹힌 경우가 인기몰이의 중심이다. 그 스토리는 대부분 가족에 대한 아빠의 사랑이다. 어떠한 배경으로 발생했던 가족 간의 갈등을 치유하는, 또는 보다 더 가족을 사랑하는 방식을 밥상에서 찾아야겠다 다짐한 남자들이 밥상을 차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그 밥상으로 인해 문제를 해결했고, 결과를 발전시켰다. 그래서 인기다.


밥상을 차리는 작은 지혜라고 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결코 작은 지혜가 아니다. 최소 20년 이상 요리에 대단한 관심과 흥미를 갖고서 레서피를 꼬치꼬치 따지고, 기록하지 않았으면 어려울 지혜들로 가득하다. ‘밥상을 차리는 대단한 지혜이다. 저자 조용옥은 이름으로만 보자면 여성 전문가겠지 싶겠지만 놀랍게도 남자다. 그것도 70년대에 행정고시와 공인회계사(CPA)를 합격했던, 머리 좋은 사람이다. 그런 그가 문득 요리에 푹 빠지면서 인근에서 요리깨나 하는 아주머니, 할머니들에게 하나하나 배워 반복을 거듭 해 체득한 요리법을 기록했다. 범인들의 하루 세 끼 밥상 욕구에 맞춘 눈높이와 디테일에 과연 수재답다는 탄식이 절로 나올 것이다.


당연히 이 책은 엘레강~뜨하고 클래~시클한 요리법과는 거리가 멀다. [김치//나물, 무침, 절임/찌개, /조림, 볶음, 구이/, /계란찜 등 기타]로 분류된 113가지 요리목록이 하나같이 엄마 표 식단이다. 심지어 아니, 이것도 요리라고 레시피를 썼나싶은 것들이다. 아마도 오늘 점심 밥상에 오른 반찬이 6가지였다면 그 중 5가지는 목록에 있을 것이다. 식재료들 역시 새로 사기보다는 냉장고에서 오랫동안 잠자고 있는 것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깻잎김치, 열무김치, 오이미역냉국, 가지나물, 미역줄기볶음, 된장찌개, 굴전, 잔멸치볶음, 김치카레덮밥, 계란말이, 고등어절이기, 김밥 등 서민적인 요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치 종류만 12가지에 가족건강의 기본인 된장 담그기, 겨울 별미 메생이국, 낙지연포탕, 동치미, 꽃게찌개, 간장게장, 삼계탕, 양념갈비구이, 전복죽, 잡채, 매실청 등 귀하거나, 손가거나, 정성 들여야 하는 고난이도 요리까지 전국의 어머니 손맛을 대부분 휘저었다.


요리법 안내는 매우 실제적이고 자상하다. ‘열무김치를 담글 때 건고추는 물에 불리지 말고 갈아야 단맛이 안 빠진다. 양념은 직접 손으로 바르지 말고 양 손가락을 펴서 열무 밑에 넣고 들어 올렸다가 위에서 털어내려야 양념이 고루 섞이고 풋내가 준다. 양파를 썰어야지 갈아 넣으면 국물이 탁해진다. 콩나물을 볶을 때는 물기 있는 채로 한번에 휘젓고 빨래를 삶을 때처럼 가운데를 조금 비운다. 물에 씻은 깻잎은 마른 수건으로 닦아야 깻잎이 상하지 않는다. 숙주는 뚜껑을 열고 데치되 2분 안에 건져내야 단물이 안 빠진다.’는 식이다. 좀 까다롭다 싶은 정도가 콩나물 볶을 때마저 일반 식용유보다 올리브유를 꼭 써라, 가지는 속이 희므로 미관상 소금과 맛간장으로 간을 하라정도다.


저자의 요리 기본은 5가지. 첫째, . 특히 건강에 유익한 맛을 내려면 화학 조미료나 설탕 대신 천연 재료를 이용해 맛을 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 둘째, 계절별 식재료에 대한 안목. 셋째, 소금 최소화. 넷째, . 다섯째, 불조절이다. 마지막에 저자는 레시피가 아닌 경험으로 터득해야 자신만의 요리법이 생긴다고 강조한다. 상남자는 못 될지라도 마지막 112맛간장’, 113천연조미료만 제대로 알고 써먹는다면 책값은 이미 껌값이다. ◇밥상을 차리는 작은 지혜ㅣ조용옥 지음ㅣ나남출판사ㅣ316쪽◇


출처 : 화폐와 행복 3+4 『최보기의 책보기』 


글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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