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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여행칼럼 - 곡성

by 한국조폐공사 2017. 4. 3.

곡 성



<고성의 고찰 태안사>

작년 5월 나홍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곡성개봉 후 이 아름다운 고장은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영화의 무대가 된 곡성이 과연 어떤 곳인지 사람들은 궁금해 했고, 곡성의 일부 주민들은 미스테리물이 지역 이미지를 실추 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유근기 곡성군수는 이 같은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지역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영화 곡성’(哭聲)을 보고 공포가 주는 즐거움을 느낀 분이라면 꼭 우리 곡성(谷聲)에 오셔서 따뜻함이 주는 즐거움을 한 자락이라도 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투적인 현실 인식을 업어치기 한 셈이다. 어떤 식으로든 화제가 돼서 관광객만 모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4월말쯤 곡성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눈에 담아갈 수 있는 것은 따뜻함이 주는 즐거움 뿐 아니라 찬란한 연분홍 꽃길과 기차마을, 그리고 17번 국도를 따라 흐르는 섬진강의 모습을 망막 안에 새겨 돌아갈 수 있다.

 

해마다 봄에 겨워 느른한 4월말이 되면 섬진강변 곡성에는 연분홍색 불이 난다.

곡성군 오곡면 오지리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부터 가정역에 이르는 17번 국도 10km 구간에 불을 지르는 방화범은 철쭉 군락이다.


<17번 국도> 17번 국도변의 철쭉군락. 10km구간을 온통 연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어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다.

 

절정으로 치닫는 봄 속을 달리던 차들은 연분홍 빛깔에 겨워 멈춰서고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내려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연분홍 사태를 휴대폰 안에 찍어 담는다. 산 깊고 물 맑은 곡성은 해마다 4월이면 연두빛 신록과 철쭉의 분홍빛을 뒤집어 쓰고 봄의 한복판을 관통해 지나간다.


곡성의 주산 동악산 청계동 계곡 = 높이 736m의 동악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예부터 삼남제일의 암반계류라 불렸다. 전라북도에 속하는 순창, 남원과 접경한 곡성의 진산인 동악산은 두 개의 봉우리가 남북으로 놓여 있는데 두 봉우리의 사이에는 배넘이 고개가 남북봉을 경계 짓고 있다.

동악산 청계동 초입에 차를 세우고 20분쯤 걸어 들어가면 청계동 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깊지 않은 계곡임에도 암벽을 흘러내리는 폭포는 왜 이 곳이 삼남 제일의 암반계류라 불리는지를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청계동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 양대박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훈련시키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해설사 정숙희씨는 동악산(動樂山)의 가운데 글자는 즐거울 자인데 자로 읽는 까닭은 원효대사가 열일곱 차례나 성출봉을 오르내리면서 아라한 석상들을 길상암에 모셔 놓은 다음부터 육시(六時 : 불교에서 하루를 여섯으로 나눈 염불독경의 시각)만 되면 천상에서 음악이 들려 온 산으로 퍼졌기 때문에 악으로 읽는다고 말했다. 곡성읍 신기리 산 190-1



<청계동 계곡>동악산 초입의 청계동 계곡의 암벽을 흘러내리는 폭포는 왜 이 곳이 삼남 제일의 암반계류라 불리는지를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섬진강 = 전라북도에 속한 순창, 남원과 전라남도 땅인 곡성을 경계 짓는 섬진강은 지역의 젖줄이다. 곡성군내 36km 구간을 흐르는 섬진강은 강줄기를 따라 레일바이크의 출발지인 침곡역, 기차마을, 압록유원지, 오토캠핑장등을 두루 품고 있는 관광의 물줄기이기도 하다.


기자는 작년 4월말 기차마을까지 가서 차를 세워 놓고, 인근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흐드러져 사태가 난 철쭉꽃 옆으로 줄지어 오는 레일바이크를 찍었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레일바이크를 기다리는 시간은 길고도 지루했다.

하지만 레일바이크의 무리에 앉은 사람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기다림의 피곤은 한 순간에 날아갔다. 얼굴 마다 환하게 피어있는 사람들의 웃음은 철쭉으로부터 전염된 것이 분명했다. 레일바이크를 밟아 줄지어 오는 관광객들은 왼편에서 타오르는 철쭉의 연분홍 빛깔에, 길 건너의 섬진강의 강바람에 취해 있었다.


진안군 팔공산 옥녀봉에서 발원하는 섬진강은 임실, 순창을 거쳐 옥과천과 합류하고 곡성읍 동산리에서는 남원에서 내려오는 요천수와 섞여서 남서쪽으로 향한다. 수량이 풍부해진 강물은 또 다시 오곡면 압록리에서 보성강과 합쳐지며 구례와 하동의 평야를 적신후 남해로 빠져 나간다.


섬진강이 곡성군을 경유하는 거리는 36km로 섬진강 유역과 지천에는 크고 작은 골짜기가 많아 풍광이 아름답고 강변을 따라 자전거하이킹 코스가 뻗어 있어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레일바이크>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섬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17번 국도변을 따라 이어지는 철길로 달리는 레일바이크.

 

곡성의 아이콘 기차마을 = 기차마을은 군 단위 지자체가 운영하는 위락시설임에도 갖가지 콘텐츠가 풍부한데다 조경도 아름다워 드라마나 영화 촬영세트로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향수를 불러 오는 증기기관차는 외모만 구형일 뿐 사실은 디젤엔진으로 가는 기차다. 관광객들을 위해 섬진강기차마을과 가정역 사이에 폐기된 철도 위를 오가고 있는데, 마을 안에는 새마을호 12량을 리모델링해 숙소로 꾸민 레일펜션 등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기차마을 안에 있는 1004장미공원도 아름다운 조경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는 곳이다. 해설사 정숙희씨는 “1004란 이름은 이곳에 식재되어 있는 장미의 종류가 1004종이나 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며 이 곳에서는 한 그루에 30만원을 호가하는 희귀 장미도 구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이 곳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장미가 아니라 철쭉 때문이다. 17번 국도변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철쭉을 왼편에 두고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10km구간을 레일바이크를 달리노라면 섬진강변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든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오곡면 기차마을로 232


<기차 마을> 곡성군이 자랑하는 기차마을은 장미공원, 기차마을펜션 등 다양한 위락시설을 구비해 놓았다.


심청전 발상지 곡성 = 곡성은 효녀 심청의 고향이다. 심청전의 골간을 이루는 설화가 이 곳에서 발원했기 때문이다.

그 설화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옛날 충청도 대흥현에 살던 맹인 원량은 처를 잃고 홍장이라는 딸과 함께 살고 있는 홀아비였다. 어느 날 홍법사 성공스님이 부처님의 계시라면서 시주를 간청하자, 노인은 자신의 딸 홍장을 스님께 시주로 바쳤다.

성공스님을 따라 나선 홍장이 소랑포에서 쉬고 있을 때 진나라 황제가 황후간택을 위해 파견한 사신 일행과 만나게 되었다. 진나라 황후가 되어달라는 사신들의 간청에 못 이겨 홍장은 예물로 가져온 금은보화를 모두 스님께 드리게 하고, 사신들을 따라 진나라로 건너가 진나라 혜제의 황후가 되었다.

황후가 된 홍장은 고국에 두고 온 부친을 잊지 못해 관음상을 만들어 고향으로 보냈다. 관음상은 표류 끝에 낙안포에 나온 성덕처녀의 수중에 들어갔고, 성덕처녀는 그 관음상을 업고 고향인 곡성으로 와서 관음사를 지었다. 딸을 보낸 원량은 홍장과의 이별로 많은 눈물을 흘리고 나서 눈을 뜬 후 95세까지 복을 누렸고, 성공스님은 홍장에게 받은 예물로 불사를 마쳤다.

효녀 홍장이야기는 곡성 관음사의 관음신앙과 이어지면서 호남지역에서 전승되다가 1729년에 책으로 정리되고, 목판본 옥과현성덕산관음사사적으로 발행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심청전의 원형이 된 셈이다.

실제로 옛날 곡성지역에는 광산이 있어 금붙이가 생산됐다. 이에 따라 중국 상인들이 섬진강을 타고 금을 사러 곡성까지 올라왔다가 이 지역 처자들을 사가는 일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때 끌려가던 처녀들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해서 한 때는 곡성의 곡자를 (울음 곡)자로 표기한 적도 있을 정도였다. 따지고 보면 영화 곡성의 한자 제목도 여기에서 나온 셈이다.

곡성군에서는 이 같은 설화를 바탕으로 심청이야기마을(오곡면 심청로 178)과 심청효문화센터(오산면 오산로 254-4)를 조성, 운영하고 있다. 이야기 마을에서는 한옥숙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효문화센터에서는 도자기체험, 염색교실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구비해 놓고 있다.


도림사 계곡 = 해발 748.5m의 동악산 남쪽 골짜기를 흘러내리는 도림사 계곡은 동악계곡, 성출계곡과 더불어 아홉 구비 마다 펼쳐진 반석 위로 맑은 물줄기가 마치 비단을 펼쳐 놓은 듯이 흐르고 수맥이 연중 그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송, 계곡, 폭포들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어 지방 기념물 101호로 지정됐다.

주변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반석들이 즐비해 예부터 풍류객들의 발길이 잦았으며 이곳 9개의 반석에는 선현들의 문구가 음각되어 있어 그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다. 계곡을 오르는 도중에 반석 위로 흐르는 계곡 물에 발을 담그면 한여름 무더위도 수그러든다.


그리고 이 계곡 정상 부근에는 신선이 쉬어 간다고 하는 높이 4m에 넓이 30평에 달하는 신선바위가 있다. 이곳으로부터 멀리 보이는 형제봉은 등산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섬진강은 우리나라 5대강의 하나로 멀리 임실, 진안을 발원지로, 곡성군 옥과면 합강리에서 옥과천과 합류하고 곡성읍 동산리에서는 남원에서 내려오는 요천수와 합친 후, 오곡면 압록리에서 보성강과 다시 한 번 합류하여 구례와 하동을 거쳐 남해로 흘러 나간다.


섬진강이 곡성군을 경유하는 거리는 36km 정도 되며 곡성에서는 순자강이라고도 불린다.

주변에는 크고 작은 골짜기가 많아 풍광이 아름답고 나룻배 체험공간과 강변 자전거하이킹 코스가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의병들의 훈련 장소였던 청계동 계곡을 비롯한 호국 유적이 있다.

얼마 전부터 섬진강기차마을과 가정역간 폐철도를 이용한 기차마을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섬진강을 따라 기차를 타고 내려가는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는 증기기관차와 섬진강레일바이크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밖에도 매년 여름철이면 섬진강 문학교실 등이 열리고 있으며 내수면 어종이 풍부해 전국 각지의 강태공들이 모여들고 있다.

 

맛집



옥과 한우촌

옥과 한우촌은 곡성에서 이름 난 고깃집으로 맛집 중의 하나다.

고깃값은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등심, 갈빗살이 1인분에 2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육질이 연한데다 고기맛이 좋아 식도락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700마리를 직접 키우고 있다는 김일재 사장은 어떻게 먹이느냐에 따라 소의 육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 소는 주로 콩 쌀겨등을 먹이고 있다육질의 기복이 없는 미경한우(처녀 소)를 공급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소를 직접 길러 유통마진을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집은 한 달에 한우 70마리 정도를 도축, 직영점에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6번지(061)363-6062

 

곡성관광 정보

가는길 : 남대전IC-함양IC-남원IC-곡성

곡성군 종합관광안내소 (061)360-8379

숙박정보

www.simcheong.com

 


출처 : 화폐와 행복 3+4 여행칼럼』 


글  우현석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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