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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한류로 세계의 벽을 뛰어 넘다!! (리비아 주화시장개척 성공 사례)

by 한국조폐공사 2015. 4. 6.

화폐 한류로 세계의 벽을 뛰어 넘다!! (리비아 주화시장개척 성공 사례)





1. 5만원권 지폐 발행에 따른 화폐 사업량 급감으로 경영위기 도래!

 

한국조폐공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폐를 만드는 곳으로, 지난 19516.25. 전란 속에 설립되어 60년 넘게 화폐를 공급해 오고 있는 전통 있는 기관이다. 그동안 한국경제는 꾸준히 성장해 왔고, 국가의 혈액과도 같은 화폐 사용량도 꾸준히 늘어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사업구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신용경제의 발달로 온라인 금융거래와 신용카드의 사용이 급격히 늘면서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국민들은 이제 지갑에 종전처럼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국민소득이 아무리 늘어도 지갑에는 달랑 만원짜리 지폐 몇 장만 넣고 다니는게 현실이다. 오히려 그보다 더 많은 숫자의 신용카드를 갖고 다닌다. 한국은행으로부터의 화폐 발주만 바라보는 천수답형 사업구조인 조폐공사로서는 크나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5만원권 지폐의 등장으로 위기는 더 빠르게 다가왔다. 200720억장이던 화폐발행량이 올해 67천만장으로 급감한 것이다.

 

 

2. 언제까지 하늘에서 단비가 내리기만을 바랄 것인가!

 

국내 사업량 급감에 따른 대안으로 해외시장 개척이 대두되었지만, 본격적인 해외시장을 위해서는 시장조사가 급선무였다. 화폐는 특성상 국가의 자존심이자 얼굴이라는 인식 때문에 수입을 하는 국가에서 정보공개를 꺼렸던 탓이다. 어느 국가가 화폐를 수입하는지조차 알아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국가별 인구, 소득수준, 국교수교 여부 등을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정하여 1차 잠재국가를 선정하였고, 대사관, KOTRA, 민간 종합상사 등을 통하여 수입 여부를 파악하여 최종 시장개척 대상국가를 확정하였다.

 

종전 6개국에 불과했던 해외 현지 대리인을 13개국으로 확대 운영하였고, 직원들의 글로벌 마인드 향상과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입문, 기초, 심화, 공통과정 등 맞춤형 역량강화 교육도 실시하였다.


 

3. 민주화 혁명의 현장, 총성이 가시지 않은 아프리카에 가다!

 

지난 해 수주한 리비아 주화는 해외시장개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20124, 해외사업이사와 필자는 민주화 혁명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리비아에 첫발을 내딛었다. 리비아 정부에 전자여권과 NID(국가신분증), 국방부 신분증 사업을, 중앙은행에 은행권과 주화 사업을 각각 제안하였는데, 당시 늦은 밤 기관총 소리에 잠을 설치는 위기상황이었음에도 시장개척에 대한 의지로 불안감을 참고 견뎠다.

 

혁명 국가답게 개혁의 속도도 빨라 해가 가기 전에 새로운 주화에 대한 입찰공고가 있었고, 현지 사업제안의 결과로 비공개 경쟁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해외사업단과 기술처, 기술연구원의 긴밀한 협조로 새로운 주화에 대한 규격과 디자인을 설계하여 2013년 초 리비아 현지에서 사업제안을 실시하고 입찰에 참가하였다. 당시 필자는 정부 경영평가 준비 업무가 겹치는 바람에 설 연휴에도 출근을 했을 정도로 바빴지만 기필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로 피곤한 줄을 몰랐다.

 

입찰 첫날은 국가별로 기술제안을 실시하였고 다음날에 가격입찰이 있었다. 기술제안은 입찰 규격서에 따라 철에 구리, 니켈 등으로 도금을 하는 도금주화 외에도 국내 주화와 같은 동합금 주화를 추가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러나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시원치 않았다. 기존 주화와 다른 뭔가 차별화된 기술은 없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전에 준비된 바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물러 나와야 했다.


 

4. 입찰장은 총성 없는 전쟁터!

 

호텔로 돌아와 잠을 자려는데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궁리하던 끝에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프리카지역과 한국은 시차가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한밤중이었지만 한국에서는 본사 직원들이 이제 막 출근을 했을 시간이었던 것이다. 급히 본사 아프리카지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추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보안기술을 알아보았다. 당시 생각했던 것은 기념주화에 적용한 적이 있는 잠상기법과 레터링 기술이었다. 더불어 중요한 것이 가격이기 때문에 화폐본부에 제조원가를 문의하여 각각의 기술을 적용할 경우에 단가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문의한 결과 잠상기법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 레터링은 단가 상승이 많다고 했다. 그리하여 함께 출장 중이었던 팀장과 상의하여 잠상기법만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본사에 디자인과 판매가격 관련 자료를 요청한 뒤 잠시 눈을 붙였다.

 

아침에 일어나 메일을 확인해 보니 새로운 디자인과 원가계산 결과가 도착해 있었다. 인근에 있던 KOTRA 무역관의 협조로 파일을 출력해서 입찰에 참석했다. 입찰은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이 참석하여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이루어졌다. 가격제안이 있는 날이었지만 긴급 작성한 추가 제안도 함께 제출하였다. 이윽고 입찰결과 공개가 이루어졌는데 아쉽게도 영국에 이어 입찰가격에서 2위였다.

 

하지만 그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 마침 영국에서는 기본 입찰규격인 도금주화만 제안을 했던데 반해, 우리공사에서는 기본적인 도금주화 규격 외에도 동합금 주화와 잠상기법이 적용된 주화까지 모두 3종의 디자인과 입찰가를 제시했던 것이다. 호텔로 돌아와 중앙은행 관계자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우리공사가 입찰가격에서는 비록 2위였지만 리비아 중앙은행에서 요구하여 제시한 잠상기술 적용 제안이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요청하는 마음을 담은 서한이었다. 이 자리에는 대사관 직원과 현지 해외건설협회 지부장도 함께하여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았다.


 

5. 입찰가격 2위에도 불구, 수주에 성공하다!

 

다소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귀국했지만 결과 발표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중앙은행에서도 판단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모양이다. ‘136월에야 수정 규격이 확정되어 우리공사가 수주에 성공했다는 결정이 내려졌고, 동년 9월에야 계약 체결이 이루어졌다. 당시 입찰가격에서 1위를 했던 영국에서 특히 반발이 심해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이다.

 

영국에게는 미안했지만 수주의 기쁨은 배가 됐다. 더구나 도금주화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품질이 우수한 동합금의 특성을 강조한 공사의 제안이 리비아 중앙은행에 채택되어 입찰규격과 수량이 변경됨에 따라, 동합금(2화종, 1.4억장)과 도금주화(2화종, 2천만장)를 모두 수주하게 되었고 매출액이 대폭 증대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제까지 유통주화에 적용해보지 않은 새로운 잠상주화였기에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컸지만 기술처와 기술연구원, 화폐본부 주화처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무난히 시제품을 합격하였고 올해 6월까지 4화종 1,600만장의 본제품 공급을 완수하였다.



6. Go For It! 50 Million Dollars!

 

조폐공사는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창립 이래 최대의 수출실적을 경신하였으며, 또 하나의 목표로 ‘5천만불 수출의 탑수상에 도전하였다. 이를 위하여 ‘Go For It! 50 Million Dollars!’[각주:1]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슬로건 현수막 제작설치 및 해외사업이사 산하 전직원 구호 제창 등 Kick-off 행사를 실시하였다. 이후 공사는 리비아 주화 외에도 태국 주화, 페루 은행권, 인도네시아 은행권용지를 수주공급하는 등 전사적으로 합심 노력한 결과 드디어 수출 5천만불을 달성[각주:2]하였으며, 금년 12월 무역의 날에 조폐공사 최초로 ’5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로 결정되었다.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한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신규사업 수주를 위해 현지 사업제안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주화 입찰참가 자격을 획득했고, 올해에도 중동, 아프리카, 남미지역 등 시장개척을 위해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5대양 6대주를 뛰어다니고 있다.[각주:3]


 

7. 중소기업에 도금기술을 전수하여 동반성장을 견인하다!

 

공사는 자체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도금주화 소전[각주:4] 제조를 위하여, 도금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 도금업체인 H사를 발굴하였다. 주화 도금의 경우 통상 1~2μ(미크론) 두께의 상용 도금과 달리 마모에 견딜 수 있도록 25μ 이상 두께를 요구하기 때문에 도금주화 제조를 위해 여러 차례 면밀한 시험을 실시하였다.

 

결과적으로 최적의 도금조건 도출에 성공하여 해외 전문 도금소전업체 제품과 동등이상의 물성을 지니는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공사는 도금주화 제조를 위한 국내 제조 프로세스를 정립함으로써 도금소전 국산화에 성공하였다.

 

또한, H사에 공사에서 개발한 도금소전 기술을 전수하고, 수출에 필요한 도금소전을 H사로부터 전량 구매하여 리비아 신규 도금주화 제작에 활용하였다. 덕분에 올해 H사는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으며, 금번 소전 도금기술 전수로 인하여 향후 공사의 타 국가 도금주화 수주 시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수출역량을 확보하여 도금소전 해외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8. 새로운 도전 없이 내일은 없다!

 

올해 초, 저녁뉴스에서 리비아 무역관장이 피랍됐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는데 다행히도 며칠 뒤 무사히 풀려나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리비아에서 바로 그 차량으로 출장을 다녔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리비아에서 사업제안을 했던 NID 카드 위원장이 납치됐다가 풀려난 사실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무역관장이 납치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리비아 현지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대사관 직원과 현지 동포들이 튀니지 등 인근 국가로 피신해 있는 상태라는 소식에 리비아 상황이 하루 빨리 안정을 되찾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

 

경영위기 속에서 추진한 한국조폐공사의 해외시장 개척! 신용경제 활성화와 5만원권 지폐발행에 따른 화폐 사업량 급감이 어쩌면 공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조폐공사 전 임직원의 도전과 변화와 창신 의지가 수출 활성화로 승화되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새로운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카드뉴스 : http://komsco.tistory.com/358

"한국조폐공사 - 화폐한류로 세계의 벽을 뛰어넘다!!"



기관명     한국조폐공사

공모분야  기관성과제고(사업 성과관리)

담당자     해외사업단 박준용 차장

 

  1. 미식축구의 'Kick the Ball'에서 유래된 말로써, 'Just do it'과 같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 '목표를 향해 돌진하라'는 의미로 공사 최초의 수출 5천만불 달성을 위한 공격적이고 도전적인 슬로건으로 사내 공모를 통해 선정함 [본문으로]
  2. 수출실적 산정기간 : ‘13.7.1. ~ ’14. 6. 30. [본문으로]
  3. 수출 국가와의 비밀유지협약(NDA)에 따라 일부 국가명은 공개하지 않음 [본문으로]
  4. 영어로는 ‘Blank Coin’이라고 하며, 주화의 원재료가 되는 소재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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