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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수처작주(隨處作主)’의 자세로 10년 후를 대비하자

by 한국조폐공사 2018. 6. 22.

‘수처작주(隨處作主)’의 자세로 10년 후를 대비하자




김기동 화폐
본부장



오늘의 '나'는 10년 전의 '나'

 지난 2월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馬雲) 회장이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알리바바는 중국의 3대 IT업체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그 수장인 마윈 회장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핫’하다고 평가받는 입지전적인 인물. 4차 산업혁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며 작금의 격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이정표로 삼을만한 CEO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나란히 이름을 올린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공사의 미래에도 직격탄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4차 산업혁명은 물론 마윈이 등장하는 기사는 빠트리지 않고 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사회적, 경제적, 산업적 측면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들 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공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감사하게도 우리 공사는 블록체인 기반 ‘KOMSCO 신뢰 플랫폼’구축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현금 없는 사회’ 이슈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이다. 그렇다면 그 속에서 삶의 터전을 가꾸고 있는 우리 직원들의 미래에는 어떤 바람이 불어올 것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마윈의 방한 기사를 읽던 중 지난해 랴오닝성(요녕성)에서 했다는 ‘다가올 트렌드에 대하여’라는 짧은 강연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도입부에서 마윈이 한 말이 꽤 인상적이었다.


“알리바바는 2년 만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15년 전의 우리들의 생각을 15년을 지켜나가면서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오늘의 당신은 실제로는 10년 전의 당신입니다. 10년 전의 생각과 10년 전의 행동이 현재의 당신을 만든 것입니다.”


2008년에 우리는...

10년 전 나를 포함한 우리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8년 4월호 사보를 찾아 들춰보았다. 가장 먼저 2008년 5월 개최한 제25차 MDC(세계주화책임자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전력투구중인 주관부서 탐방기가 눈에 띄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올해 4월 우리는 제30차 MDC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비개방형 구조의 업체에서 개발한 보안기술은 치명적인 해킹에 취약하다는 논지의 ‘전자화폐의 위기’라는 외부 전문가 기고문도 흥미롭다. 우즈베키스탄 마케팅 연수를 다녀온 직원의 ‘우리 공사 면펄프 사업의 교두보가 될 이곳’이라는 연수 후기도 눈에 띈다. 10년 전에도 우리 직원들은 파이팅 넘치는 활력으로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가장 눈에 띄는 기사는 지금은 퇴직하신 전임 화폐본부장의 ‘주인의식으로 미래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자’는 칼럼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변화, 혼란과 격변 속의 기업들간 무한경쟁, 고액권 생산에 따른 사업량 감소 등 공사에 임박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읽힌다. 그런데 키워드 몇 개만 바꾸면 10년이 지난 오늘날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재미있다. 지구온난화에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를 더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격변하는 경영환경, 가상화폐의 등장, 사업량의 감소가 아니라 아예 현금 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사회적 이슈와 이로 인한 공사의 위기! 타이틀만 바꿔달았을 뿐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변화와 그로 인한 위기라는 동일한 상황.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현재의 기술 발전과 환경의 변화를 10년 전 미래학자들은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지금부터 또 10년 후 어떤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지 예측할 수 있는 전문가도 드물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담 소식이 뉴스 특보로 전해지고 있는데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상상이나 할 수 있던 일인가?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여파를 가늠하기조차 힘든 기술발전과 정치적, 경제적 변화의 틈바구니에서 일개 개인이 대처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지금이라도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할까? 강의라도 들을까? 아니면 새로운 기술이라도 배워야 할까? 그렇다면 어디서? 무엇을? 누구에게? 내가 생각하는 해법은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름만 바꿔 달았을 뿐 위기는 항상 있었다. 개인의 생활을 잘 가꾸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Do your best and God will do the rest’라고도 한다. 흔들리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새로운 성장의 길을 찾아 ‘KOMSCO 신뢰 플랫폼’이라는 원대한 계획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공사가 나아갈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경영진의 땀방울과, 생산 현장에서 묵묵히 무결점 제품 생산을 위해 흘리는 직원의 땀방울과, 아침 일찍 건물 앞을 청소하는 환경정리원의 땀방울은 각자의 자리에서 가장 빛나며 똑같이 아름답다. 어느 것 하나 빠져서는 그림이 완성되지 않는다. 


‘수처작주(隨處作主)’ 하자

앞서 언급한 랴오닝성 강의에서 마윈은 ‘오늘 당신의 생각과 당신의 행동이 10년 후의  당신을 만듭니다’라고 했다. 10년 후 우리 자신과 후배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고, ‘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그곳은 모두 진리다’라는 말이 있다. 수처작주(隨處作主) 하자. 내가 바로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바로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가짐. 현재에 충실하고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가짐이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응하는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다가올 또는 이미 진입해버린 새로운 시대에 격(格)이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신력의 조폐공사, 그 아름답고 원대한 그림을 함께 그려 나가자.  


출처 : 화폐와 행복 2018. 5+6 『KOMSCO 칼럼 』 

글 :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장 김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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