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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SCO 이야기/화폐와 행복(사보)

청렴문화 현장체험교육

by 한국조폐공사 2018. 5. 29.

조선시대 청백리 표상인

두 선비(박수량, 송흠)의 삶을 통해 청렴을 배우다


감사실은 2018년 3월 28일부터 3월 29일까지 1박 2일 동안 전남 장성군 평생교육센터 일원에서 「2018년 청렴문화 현장체험교육」을 실시하였다.


장성군 평생교육센터에서는 최근 공직사회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청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국민의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조선시대 청백리의 표상인 지지당 송흠과 아곡 박수량의 생애를 재조명하는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감사실은 이런 우수한 프로그램을 통해 공직자가 가져야할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 청렴의식 및 윤리문화를 고취할 수 있도록, 작년 9월 첫 청렴문화 현장체험교육을 실시하였는데 제1기 교육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상반기로 교육을 앞당겨 추진하게 되었다.


△ 문화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본격적인 청렴교육 일정을 시작하는 교육생들


대전에서 버스로 약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전남 장성은 온화한 날씨로 우리를 맞아주었고, 한적한 도로를 따라 펼쳐진 푸르른 경치는 마음에 여유를 선사하였다.


반면, 청렴동아리 회원, 청렴인증 직원, 명예감사인 등 각 기관별로 공사 청렴활동에 기여한 총 26명의 교육생들을 태운 버스 안의 어색한 공기는, 봄나물이 가득한 엄마표 한상차림으로 허기진 배를 든든히 채우면서 금새 사라졌고, 우리는 문화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홍길동테마파크를 첫 코스로 1박 2일 청렴교육 일정을 시작하였다.


소설 속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홍길동이 실존 인물인지 또 장성출신 인물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였는데, 문화해설사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과거 고증 속 홍길동은 전남 장성군에서 남양홍씨 집안의 서자로 태어난 실존 인물로서, 양반으로부터 차별받던 민중을 규합하여 활빈당을 결성하여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다음으로 조선 명종시절 청백리로 선발된 아곡 박수량 선생의 백비를 견학하였다. 대부분의 경우, 묘비에는 돌아가신 분의 성함과 생전의 삶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기 마련인데 우리가 마주한 박수량 선생의 묘비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새겨져 있지 않은 ‘백비(白碑)’였다. 이에 대한 일화를 들어보니 박수량 선생이 별세하였을 때 처첩들이 상여를 따라 고향으로 내려갈 여비도 없어 대신이 임금께 주청하여 겨우 장사를 치렀고, 명종 임금은 서해바다 암석에서 돌을 골라 비를 하사하며 ‘박수량의 청백함을 알면서도 새삼스럽게 그 실상을 비에 새긴다는 것은 오히려 그의 청백에 누가 될지도 모른다.’하면서 비문 없이 그대로 세우라 하였다고 한다. 그의 청렴함이 얼마나 고집스러웠으면 임금 마저도 그러셨을지 생각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또한 조선 중종 때 청백리로 선발된 송흠 선생의 이야기도 큰 깨달음을 주었다. 송흠의 호는 지지당(知止堂)으로, 여기서 ‘지지(知止)’는 ‘멈추는 것을 안다’는 의미의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족함을 알아야 욕됨이 없고 멈출 줄 알아야 위태롭지 않으니 이렇게 해야만 길고 오래갈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라는 도덕경의 구절과 같이 ‘멈출 줄 아는 것’ 즉, 절제와 신독만이 청렴과 검소로 가는 길임을 몸소 실천하며 본인의 호처럼 온갖 욕망을 자제하면서 살았다고 한다. 해설사 선생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는 고을의 수령이 부임할 때면 고을에서 수령에게 말 일곱 마리를 바치는 것이 관례였으나, 송흠 선생은 자신과 아내 그리고 어머니가 탈 말 세 마리만 타고 간소하게 행차하여 삼마태수(三馬太守)라 불렸으며, 또한 송흠 선생은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지방직만 요청하여 10여 고을의 목민관을 지내며 51년간 내·외직의 관직생활을 하면서 목민관으로서 근무한 곳 마다 청렴하여 일곱 번이나 청백리로 녹선되었다고 한다.


장성에 자리한 청렴의 역사적 장소를 직접 견학하고, 특강을 통해 조선시대 청백리로 꼽힌 두 위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교육과정은 교육생 모두에게 자연스레 ‘공직자로서의 청렴’을 되돌아 볼 수 있기에 충분하였다.


이렇게 청렴체험학습 첫날의 모든 교육을 마치고서 우리는 전라도의 푸짐한 저녁밥상을 마주하며 올해 추진할 여러 청렴활동 등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또 선후배간에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처음의 그 서먹함은 어디 갔는지 숙소에 돌아가서도 한옥 마루에 둘러앉아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는 선후배의 허물없는 모습을 보니 이번 청렴교육이 선후배 모두가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된 것 같아 담당자로서 뿌듯함을 느꼈다.


전통 고택에서 맞이하는 장성의 아침은 상쾌했다. 하루사이 더 끈끈해진 교육생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활기찬 모습으로 이틀째 교육 장소인 치유의 숲 축령산으로 향하였다.

축령산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조림된 숲 중 단연 최고로 꼽히는 산으로 피톤치드로 잘 알려진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주목을 이루고 있다. 숲 해설가 선생님의 훌륭한 재담과 해설로 편백나무 조성과정과 숲의 치유력에 대해 배우며 즐겁게 오르니 어느새 산 중턱 산림욕장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우리는 따듯한 꽃잎차로 심신을 진정시키고 자연과 하나되는 명상의 시간을 가졌는데,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정화되며 평온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축령산 편백나무 숲 체험은 빡빡한 일상에 늘 조급하게 지내왔던 스스로에게 큰 위안과 깨달음을 주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 왼쪽의 필자를 필두로 정렴문화 현장체험 교육생들이 축령산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1박 2일 동안 현장체험, 청렴특강, 심신수련 등으로 운영된 청렴현장 체험학습에 대해 교육생들은 짧지만 내실 있는 청렴교육이었다는 후기와 함께 이런 교육의 장이 더 많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주었다. 감사실은 이런 의견들 반영하여 앞으로도 공사 청렴문화 확산을 위하여 청렴현장체험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빡빡한 교육 일정 속에서도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열정적으로 교육에 참여해주신 모든 교육생 분들과, 이번 교육을 통하여 뵙게 된 장성군의 담당 선생님들, 마지막으로 이번 교육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신 공사 교육부서 담당자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출처 : 화폐와 행복 2018. 5+6 『청렴문화 현장체험교육』 

글 : 한국조폐공사 감사실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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